작성자: Jae, PANews
8월 첫째 주, 미국 증시 AI 밸류체인 주요 종목들은 대체로 10% 이상의 견조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엔비디아(NVIDIA) 주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마벨(Marvell)은 2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7월 ‘워털루(Waterloo)’를 겪었던 AI 밸류체인 테마주들은 새로운 달을 맞아 마침내 반등에 성공하며 대부분의 낙폭을 만회했다.
하지만 이번 급등은 사실 7월 하순 격렬했던 레버리지 청산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당시 반도체 및 컴퓨팅 파워 상류 종목들은 현저한 밸류에이션 조정을 받았고, 시장에는 한때 ‘거품 붕괴’에 대한 공포가 짙게 드리웠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싱쯔창(邢自强)은 최근 분석에서 “AI 섹터의 최근 변동성은 펀더멘털 악화가 아니라, 과밀 거래·대형 기업의 자금 조달로 인한 유동성 흡수·유가 상승이 촉발한 금리 인상 기대가 맞물린 국면적 ‘중간 휴식(Half-Time Break)’”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견해는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현재 미 증시 AI 밸류체인 종목들은 여전히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AI 섹터에 대한 과열 투자 심리는 의심할 여지없이 서서히 식고 있으며,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엔진도 조용히 기어를 바꾸고 있다. AI 투자 전반전에서는 자본이 컴퓨팅 칩에 몰리며 ‘삽을 파는 사람(Shovel Seller)’의 확실한 스토리를 좇았다. 모건스탠리 리서치팀은 후반전의 투자 중심축이 두 갈래로 이동할 것으로 본다. 하나는 AI 응용(애플리케이션) 단으로 내려가 실질적인 비용 절감·효율 증대와 현금흐름 실현을 추구하는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물리적 세계로 확장해 에너지·원자재 등 AI가 우회할 수 없는 하드웨어 자산(Physical Assets)을 재평가하는 흐름이다.
‘세 개의 큰 산’이 AI ‘삽 파는 사람’을 짓누르다
세 가지 힘이 겹치며 AI 섹터에 ‘일시정지 버튼’이 눌렸다.
과밀 거래(Crowded Trade): 높은 레버리지로 쌓아 올린 취약한 균형
상반기 AI 랠리는 ‘과밀 거래’의 전형적인 사례였다.
대규모 레버리지 자금과 추격 매수 자금이 컴퓨팅 칩, 반도체, 스토리지 등 상류 섹터로 쏠려 들어가면서 매수 집중도가 급속히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과밀화된 수급 구조는 시장의 취약성을 증폭시켰고, 결국 패닉성 디레버리징 매도를 촉발했다.
7월 하순, 지나치게 일방적이었던 투자 기대가 일시에 흔들렸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집계에 따르면, 레버리지 반도체 ETF의 운용자산(AUM)은 6월 고점 약 1,63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 감소해 낙폭이 40%에 육박했으며, 이는 2025년 4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레버리지 ETF 자금 유출 가운데 반도체 ETF 비중은 약 63%를 차지했다.
그러나 디레버리징은 순수 컨셉 차원의 거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며, AI 섹터에 대한 시장의 과열된 심리를 식히는 역할도 했다.
자금 유출(Liquidity Drain): 천억 달러 자본 지출로 인한 유동성 역효과
AI 군비 경쟁의 이면에는 2차 시장 유동성에 대한 지속적인 소모가 자리한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은 컴퓨팅 파워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AI 인프라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이들의 현금흐름만으로는 막대한 자본 지출(CAPEX) 수요를 온전히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빅테크들은 주식 추가 발행이나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주 외부 조달에 나선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4대 실리콘밸리 거대 기업들의 올해 2분기까지 AI 누적 자본 투자액은 이미 1조 1천억 달러에 달했다. JP모건(JPMorgan) 리서치팀 또한 “AI 관련 부채는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의 15% 이상을 차지하며 단일 최대 부채 영역이 되었다”며 “하류 수익화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과도한 부채가 기업 신용등급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유동성 고갈’을 겪으면서 자금 공급이 타이트해지자 밸류에이션은 자연스럽게 압박을 받았다. 간단히 말해, 컴퓨팅 파워 확장이 공격적일수록 유동성 흡수 효과는 더욱 강력해진다.
금리 먹구름: 인플레이션 반등이 초래한 밸류에이션 압박
거시경제 변수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무너뜨리는 마지막 지푸라기가 되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국제 유가를 밀어 올렸고, 인플레이션 고착화 반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재부상하며 연준(Fed)의 금리 인상 기대감을 다시 자극했다. 무위험 금리 상승은 미래 현금흐름의 할인율을 높였다. 아직 투자 집행 단계에 머물러 현금흐름이 실현되지 않은 AI 관련주 입장에서는 할인율 상승이 밸류에이션을 더욱 짓누르는 요인이 되었다.
삼중 압박 속에 ‘삽을 파는’ 비즈니스는 갑자기 수월하지 않은 장사가 되었다.
AI 투자 로직의 전환: 한 손으로는 ROI 계산, 다른 한 손으로는 하드웨어 자산 선점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기초 모델 훈련이 대규모 추론 배포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어 단순히 컴퓨팅 파워를 쌓거나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를 겨루는 내러티브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본시장의 밸류에이션 중심축 역시 비즈니스 모델의 현금화 역량과 물리적 세계의 자원 병목 현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AI 애플리케이션 단: 스토리텔링에서 ROI 계산으로
AI 투자 후반전은 재무적 현금화 능력을 검증하는 녹아웃 스테이지다.
전반전에는 AI 테마를 조금만 연관 지어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었지만, 후반전에서는 파라미터 규모가 더 이상 주요 지표가 아니다. 투입 대비 산출 비율(ROI)이야말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근거가 된다. 시장은 기업들이 AI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높여 매출과 현금흐름 성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더 주목할 것이다.
추론 비용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강력한 폐쇄형 생태계·독점적 데이터 자산·높은 고객 고착도를 보유한 응용형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예를 들어 AI를 게임 개발, 광고 집행 또는 디지털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내재화한 기업은 단위 운영 비용을 더욱 현저히 낮춰 AI 기술을 내생적 효율 엔진이자 제품 가격 협상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자본이 ROI를 중시하게 되면 AI 기업들은 ‘파라미터 경쟁’에서 ‘현장 적용 경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이는 AI가 실험실에서 실제 산업으로 넘어가는 속도를 가속할 것이다. 현재 AI 애플리케이션 단에서는 Palantir (PLTR) 등 소수 선두 주자들만이 재무적 성장을 실현했을 뿐, 나머지 종목들은 여전히 후속 시장 데이터로 입증해야 하는 단계다.
HALO 자산: AI의 종착지는 물리적 세계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내놓은 “AI의 종착지는 에너지와 원자재”라는 판단은 점차 시장의 공감대가 되고 있다.
HALO(Heavy Assets, Low Obsolescence: 중(重)자산, 저(低)진부화) 자산이란, 높은 진입 장벽을 가진 유형 자본이며 기술로 빠르게 대체되기 어려운 실물 자산을 말한다. 예를 들어 구리 광산, 전력망, 인프라 장비, 원자력 자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옮길 수도, 해체할 수도, 대체 생산할 수도 없는’ AI의 물리적 하드웨어 자산에 글로벌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The HALO Effect》 보고서에서 글로벌 시장이 “희소성에 대한 재평가”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시장은 ‘가벼운 자산-높은 확장성을 보유한’ 소프트웨어 모델을 추구해왔으나, AI가 정보 처리의 문턱을 낮추면서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 기업의 밸류에이션과 이익률 상한을 크게 압축하고 있다. 반대로 실물 자산의 대체 원가(Replacement Cost)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지역화로 인해 대폭 상승했다.
쉽게 말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몇 주 단위로 반복되며 진화하고 있고,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진입 장벽은 대거 허물어지고 있다. 단순 코드나 중개 서비스에 의존하는 경(輕)자산 SaaS 기업들은 AI 에이전트(Agent)로 대체될 파괴적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알고리즘은 오픈소스 모델에 추월당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는 AI 에이전트에 의해 재작성될 수 있지만, 전력망은 마음대로 복제할 수 없으며 구리 광산은 무에서 생겨날 수 없고 원자력 발전소도 하룻밤 사이에 건설될 수 없다.
월가 기관들의 분류 기준에 따르면 HALO 테마는 전력·원자력, 전력망·인프라, 핵심 원자재, 엔지니어링·제조 등 네 가지 주요 분야를 포괄하며, 이들 각각은 AI 컴퓨팅 파워 확장이 우회하기 어려운 물리적 관문이다. 그중에는 블랙록(BlackRock), 골드만삭스 등 기관들이 높은 공감대를 보이는 유망 종목들도 존재한다.
전력·원자력 분야에서는 Constellation Energy(CEG), Vistra Corp(VST), NextEra Energy(NEE) 등이 대표적 독립 원자력 발전 기업으로서 자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공 전력망 증설이 제한된 상황 속에서 이들은 면허 상의 강점과 ‘계량기 후단 직결(Behind-the-meter)’ 발전소 직결 전력 공급 모델을 바탕으로 거대 기술 기업들의 주요 에너지 공급자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거대 기술 기업들은 수년에 걸쳐 최소 구매 보장 가격이 포함된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고 있으며, 이는 본래 주기적이었던 유틸리티 사업을 예측 가능성이 높은 현금흐름 자산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전력망·인프라 분야에서는 고전력 GPU의 보급으로 인해 기존 공랭식 냉각 방식이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고, 데이터센터의 액침 냉각(Liquid Cooling) 전환은 대세가 되고 있다. Vertiv(VRT)는 정밀 냉각 및 열 관리 기술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바탕으로 전산실 냉각 업그레이드의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Eaton(ETN)과 Quanta Services(PWR)는 배전 장비, 변압기, 고압 전력망 시공 역량을 장악하여 전력망 증설의 실질적인 속도를 좌우한다. 또한 물리적 전력망 업그레이드의 장기적 특성은 이들에게 높은 경쟁 장벽을 제공한다.
핵심 원자재 분야에서 Freeport-McMoRan(FCX)은 우수한 품질의 초대형 구리 광산 자원과 채굴권을 보유하고 있다. 전력 송전, 변압기 권선, 데이터센터 내부 배선 등 구리는 대체 불가능한 물리적 전도 매개체다. 광산 개발의 긴 호흡, 원광 품위 하락 등의 문제는 신규 구리 공급의 탄력성을 크게 떨어뜨렸고, 수급 격차가 장기적으로 확대되면서 구리 광산 자원의 가격 결정력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엔지니어링·제조 분야에서 Caterpillar(CAT)와 Deere & Co(DE)는 방대한 물리적 생산 시설, 독점적 엔지니어링 기술, 글로벌 공급망 네트워크를 통해 코드나 알고리즘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물리적 해자를 구축하고 있으며, 인프라 투자 확대 국면에서 지속적으로 수주를 확보하고 있다.
AI 투자 후반전에서 이튼(Eaton)의 변압기, 캐터필러(Caterpillar)의 거대 굴착기, 뉴몬트(Newmont)의 구리 광산 등 한때 ‘올드 이코노미’ 자산으로 치부되던 것들이 갑자기 새로운 전략적 가치를 부여받았다. HALO 자산에 대한 자본의 재평가는, 다음 단계의 더욱 방대한 AI 인프라 수요를 충족시킬 물리적 기반을 한층 더 견고하게 다지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HALO 자산은 구축 주기가 길고 자본 투입이 큽니다. 다운스트림 AI 애플리케이션의 상업적 수익 실현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면, 사전에 투입된 에너지 및 컴퓨팅 인프라가 생산 과잉과 자산 좌초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중간 정비”는 자본시장이 이성적 분화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단계이며, 미래의 초과 수익은 한편으로 실제 비즈니스 현장으로, 다른 한편으로 견고한 실물 자산으로 파고들 것이다. 상업적 현금 창출 능력과 물리적 해자를 함께 갖춘 플레이어만이 “중간 정비” 이후의 장기 레이스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