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산리즈신
오랜 역사의 프라이버시 코인 Zcash(ZEC) 가격이 개당 1500달러를 돌파하자, 그 뒤에 숨어 있던 최대의 금광 채굴자들이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앞다퉈 전력 확보에 몰려드는 사이, 암호화폐 업계의 오랜 거물 DCG는 조용히 또 다른 채굴 사업을 미국 증시의 문 앞까지 밀어붙였다.
2025년 1월, DCG는 산하 Foundry의 자체 채굴 사업을 분사해 전액 출자 자회사 Fortitude Mining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남들처럼 비트코인에 매달리지 않고, 프라이버시 기능으로 유명하며 작업증명(PoW)을 내세우는 오랜 역사의 토큰 ZEC에 무게 중심을 뒀다.
2026년 상반기까지 이 회사가 캐낸 ZEC는 같은 기간 전체 네트워크 생산량의 약 28%를 차지했으며, 동시에 의료 AI와 암호화폐 채굴을 아우르는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미국 증시 자본 속성 코스다.
숙련된 운용자, 기존의 우회상장용 껍데기(셸), 그리고 실물 채굴기 장부를 활용해 2차 시장 입장권을 얻어내는 것이다.
1. 임전환장, 상장 베테랑 영입
목표가 나스닥 상장이라면, 키를 잡는 사람은 반드시 미국 증시의 게임 규칙을 알아야 한다.
2026년 9월 17일, Fortitude는 9월 21일부터 Jaime Leverton이 CEO를 맡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존 CEO Andrea Childs는 COO로 물러나 채굴장 운영, 채굴기 보유분, 인프라 등 중자산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이번 인사 이동의 논리는 매우 명확하다.
새로 부임한 Leverton은 미국 증시 채굴 기업계의 운용 베테랑이다. 그녀는 앞서 대형 채굴 기업 Hut 8을 이끌며 US Bitcoin Corp.과의 대규모 국경 간 합병을 직접 주도했고, 상장사 자본 운용에 정통하다.
2024년 2월 Hut 8이 이유 없이 그녀의 CEO직을 교체하고 US Bitcoin Corp. 출신의 사장 Asher Genoot가 뒤를 이었지만,
채굴 기업을 나스닥에 올리고 월스트리트 기관들과 상대하는 데 있어 그녀는 여전히 업계에서 손꼽히는 실무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기술을 하는 창업자에게 채굴기를 맡기고, 자본 운용에 능한 임원에게 상장을 맡긴 DCG의 목표는 매우 분명하게 드러난다.
2. 심전도 AI 기업 우회상장
최대한 빠르게 상장 거래를 하기 위해, Fortitude는 긴 대기열의 전통적인 IPO 대신 역인수합병이라는 지름길을 택했다.
2026년 6월 23일, 이들은 거래안을 공개하며 나스닥 상장사 HeartSciences와 전액 주식 교환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황당함은 바로 두 회사의 사업 격차에 있다.
HeartSciences는 심전도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다루는 의료 기술 기업이고, Fortitude는 순수한 토큰 채굴 회사다.
거래 설계는 직설적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HeartSciences의 기존 의료 팀은 계속 의료 사업을 하되, 회사명은 Fortitude Mining Group으로 바뀌고 나스닥 상장 코드는 'TUDE'로 신청된다.
완전 희석 기준으로 모회사 DCG가 합병 후 신설 회사의 약 95%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마치 한 채굴 회사가 나스닥 쇼핑몰에 이미 마련된 남의 황금 매장 자리를 눈여겨보고, 주식 교환으로 매장 전체를 인수한 뒤 자기 간판을 걸고 바로 영업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
껍데기가 무슨 사업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상장 코드 간판을 손에 넣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3. 생산량 30% 가까이 쥐고 현금화 승부수
의료 셸을 들고 곧장 2차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Fortitude가 투자자들에게 내보이는 패는 이미 실현된 생산 규모와 현금흐름 데이터다.
생산 능력 측면에서 2026년 상반기 이 회사는 총 72,696개의 ZEC를 캐내 같은 기간 ZEC 전체 네트워크 생산량의 약 28%를 직접 차지했다.
네트워크 전체 신규 산출량의 3분의 1에 가까운 물량이 이 한 회사의 손에 쥐어져 있다.
운영 지원 측면에서 이들은 사우스다코타, 네브래스카, 텍사스, 뉴욕주에 총 7개 채굴장을 배치했고, 전체 전력 조합은 60메가와트를 넘어섰다.
우위를 더 벌리기 위해 회사는 2026년 5월 비트메인과 9000대의 Antminer Z15 Pro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7월 말에 공개했다. 대당 3499달러, 총액 약 3150만 달러로, 10월과 11월 두 차례로 나눠 출하된다.
2026년 2분기 재무 수치를 보자.
회사는 매출 2090만 달러를 달성했고, 장부상 순손실은 950만 달러였다. 다만 여기에는 1030만 달러의 채굴기 손상차손과 560만 달러의 감가상각비가 포함돼 있다.
이러한 비현금 손익을 제외하면 조정 EBITDA(세금·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실제로 플러스 850만 달러다.
자본이 이 시점에 몰려들며 베팅하는 것도 일시적인 충동이 아니다.
한때 세계 최대 Zcash 채굴 풀을 개발·운영했던 KuPool 기술 팀은 우리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자본의 대규모 유입이 ZEC 해시레이트 성장을 끌어올리는 것은 이미 벌어진 기정사실일 뿐 아니라 업계의 향후 핵심 추세라고 밝혔다.
KuPool 팀은 우리에게 ZEC 체인의 블록 설정에 중대한 변화가 온다고 전했다.
Zcash에서 큰 주목을 받는 Nu7 업그레이드 제안이 11월 5일 정식 시행된다.
그때가 되면 ZEC의 블록 생성 시간은 기존 75초에서 25초로 단층 절벽처럼 급격히 단축된다.
매일 네트워크 전체의 블록 생성 수가 크게 늘고, 체인상 트랜잭션 처리 속도가 배가되어 최종 사용자의 송금 경험이 현저히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블록 생성 속도가 3배로 급증하면서, 하부의 채굴 풀 인프라에는 매우 까다로운 기술적 도전이 제기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KuPool은 Zcash 신규 클라이언트를 가장 먼저 호환 지원했을 뿐 아니라, 하부 네트워크 최적화에 대규모 독창적 연구를 투입해 Zcash 특유의 네트워크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시레이트 지연과 블록 생성 손실을 크게 줄였다. 이를 통해 높은 동시 처리 주기에서 채굴자들의 안정적인 고수익을 보장한다.
자본이 해시레이트 진입 장벽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지금, 네트워크 하부를 깊이 파고든 오랜 채굴 풀의 기술적 저력은 전체 해시레이트 생태계의 안정적 운영을 떠받치는 핵심 고리가 되고 있다.
다만 현금흐름은 돌아가고 기계는 계속 굉음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 비즈니스 모델의 발판은 전적으로 Zcash라는 단일 토큰의 2차 시장 가격에 묶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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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자산 채굴장을 기존 상장사 셸에 집어넣는 것은 미국 증시에서 새로운 각본이 아니다.
초기 비트코인 채굴업체부터 오늘날 세분화된 트랙의 수직 채굴 기업까지, 자본은 계속해서 새로운 스토리의 그릇을 찾아왔다.
다만 나스닥의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스토리가 끝난 뒤, 모든 밸류에이션은 결국 채굴기 감가상각과 토큰 가격의 주기적 줄다리기로 회귀한다.
상장의 요란함이 지나가면, 2차 시장의 진짜 돈이 검증하는 것은 언제나 주기 변동에 맞서는 실제 저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