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闪电HSL
하드웨어 지갑에 또 큰일이 터졌다. Ledger 지갑의 일부 판매점이 판매한 하드웨어 지갑에 누군가 칩을 심어 코인을 훔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누군가 X에 올린 글(공식 발표가 아니라는 점에 주의)에 따르면, Ledger 화면 아래에 회로 기판이 숨겨져 있어 니모닉을 적어 내려갈 때 이를 훔쳐 외부로 전송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도난당한 금액은 9000만 U를 넘어섰고, 300개가 넘는 지갑이 연루됐다고 전해진다.
오래전에 나는 하드웨어 지갑을 부정적으로 보는 글, 《전용 iPhone+ 지갑 App을 쓰는 것이 하드웨어 지갑보다 낫다》를 쓴 적이 있다.
당시 그 글에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전용 iPhone 한 대에 지갑 App 하나만 설치하면 보안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지금은 부족하다고 본다. AI가 너무 강력해졌다. 공격자 손에 쥔 도구가 많아졌다. 피싱 페이지는 더 그럴듯해졌고, 가짜 고객센터는 더 그럴듯하게 말하며, 사기는 사람마다 맞춤형으로 대량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0day 취약점도 AI가 위협을 증폭시키고,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도저히 상상조차 못 할 공격까지 AI가 증폭시킨다.
하지만 우리도 AI를 이용해 방어를 강화할 수 있다.
1. 다중서명을 쓰고, 키를 서로 다른 기기·서로 다른 지갑에 분산하라
먼저 몇 년 전 내가 "기기 한 대면 충분하다"고 했던 견해를 부정하겠다. 지금은 여러 대의 기기로 다중서명을 해야 안전하다고 본다. 단일 지점이 뚫릴 위험이 너무 크다. 매일 전원을 꺼두고 쓸 때만 켠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자주 움직여야 하는 코인은 다중서명을 쓰자. 기기를 하나 더 사고, 개인키를 몇 개 더 관리하면 안전이 몇 겹 더해진다. 최소한 2-of-3는 되어야 한다.
이더리움 등 EVM 계열에는 safe.global이 있는데, 정말 편리하다. iPhone 한 대에 지갑 App을 설치해 개인키 하나를 맡기고, Mac 한 대에 Chrome+ 플러그인 지갑을 설치해 두 번째 개인키를 맡기고, 세 번째 개인키는 iPhone에서 생성해 백업한 뒤 삭제한다.
이렇게 하면 iPhone과 Mac이 동시에 사고가 나지 않는 한 훨씬 안전해진다.
비트코인처럼 오랫동안 건드릴 필요가 없는 것은, 어떤 웹사이트에 접속하거나 DeFi를 할 필요도 없고, 유일한 용도가 거래소 입출금뿐이다. 이런 것은 여러 기기로 다중서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이 방법은 이미 충분히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Bitcoin Core 노드 지갑을 쓰고, 전용 MacBook 한 대를 사서 Bitcoin Core를 설치하고, 2TB 하드디스크를 하나 더해 블록 데이터를 내려받으면 된다. 비트코인은 너무 단순해서 공격 지점이 작기 때문에 위험을 아주 아주 낮게 낮출 수 있다.
BTC에도 다중서명 지갑이 있긴 하지만, 나는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비트코인 스크립트가 기본 제공하는 다중서명 방식은 기술적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서, 자칫하면 내 코인이 채굴 수수료로 날아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전용 기기를 전용으로 쓰는 것이다. 일상에서 쓰는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코인을 관리하지 말라. 특히 AI를 설치하지 말라.
아래에서는 AI가 코인 관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내 생각을 나눠보겠다.
2. AI에게 보관 방안을 짜게 하라
투자는 개인화되어 있고, 코인 보관 방안도 사실 개인화되어 있다. 나는 예전에 애써서 지갑 관리 방안을 많이 써봤는데, 이제 AI가 등장하니 이런 구체적인 방안들은 정말 값어치가 없어진 느낌이다.
보관 방안은 더 이상 다른 글을 찾아볼 필요 없이, AI와 직접 대화하면 된다.
자신의 상황을 AI에게 분명히 설명하라. 자산을 몇 개 층으로 나눌지, 어떤 것은 자주 쓰고 어떤 것은 몇 년 동안 안 건드릴지, 얼마나 자주 움직일지, 어떤 체인을 쓸지, 얼마나 복잡한 조작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족이 어떻게 이어받을지.
방안을 내놓게 하라. 그다음 역할을 바꿔서, 이 돈을 훔치려는 사람 역할을 하게 해서 어느 고리부터 공격하는 게 가장 쉬운지 알려달라고 하라. 고친 뒤 다시 공격하게 하고, 몇 차례 주고받아라.
우리는 AI를 너무 신뢰해서 컴퓨터를 AI에게 완전히 위임할 수 있다. 그래서 코인을 보관하는 컴퓨터와 휴대폰에는 절대 AI를 설치하지 말라. 이 점은 정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AI는 너무 강력하고 우리는 너무 약하다.
그리고, AI가 내가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 안전할까?
내 생각은, 하드웨어 지갑을 살 때 판매점이 알게 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 판매점은 당신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를 알고, 당신의 개인키가 태어난 그 기기를 직접 다뤘다. 주문하는 순간 이 정보들은 피할 수 없다.
사실 가장 큰 안전은 아무도 내가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불가능하다. 거래소도 알고, 기기를 파는 가게도 알고, 체인 위의 주소는 누구나 볼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누가 아는가, 얼마나 아는가'뿐이다. AI를 믿는 것이 특정 개인을 믿는 것보다는 낫다.
3. AI에게 웹사이트와 App의 출처를 확인하게 하라
코인을 다루려면 여러 웹사이트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DeFi를 하려면 방문해야 할 웹사이트가 한가득이다.
예전에 내 규칙은, 어떤 웹사이트든 세 개의 서로 다른 정보원에서 도메인이 맞는지 검증하는 것이었다. 흔한 정보원으로는 ethereum.org/bitcoin.org 같은 공식 사이트와 CMC에 등록돼 있는지, Google에서 검색해봤는지, x.com에서 확인해봤는지, 정말 믿을 만한 친구에게 물어봤는지 등이 있다.
이제는 좋아졌다. AI가 있으니, AI에게 물어봤는가?
도메인 검증 같은 것은 AI가 아주 잘한다. 게다가 무료인 Gemini, ChatGPT, Grok, 두바오(豆包)에 각각 한 번씩 물어보면, 이것이 중요한 검증 방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가능하면 유료 버전을 쓰고, 추론 강도를 최대로 끌어올려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
App도 마찬가지다. 지갑 App을 내려받기 전에 App Store 페이지 스크린샷을 AI에게 보내면, AI가 아주 명확하게 검증해준다. Chrome의 플러그인 지갑도 마찬가지로 AI에게 한 번 검사받아야 한다.
AI에게 묻는 구체적인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그냥 "이거 정식(正规)인가요?"라고 물으면 된다. 나는 지금 어떤 새 도메인을 클릭하든, 새 App을 내려받든, AI에게 한 번씩 묻는다. "이거 정식인가요?"
4. 서명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 AI에게 보여라
이것이 이번에 내가 가장 공유하고 싶은 항목이다.
사실 지금은 대부분의 일반 거래, 예컨대 코인 전송, 승인, 메이저 컨트랙트와의 상호작용 같은 거래에서 MetaMask가 서명 화면에 거래의 구체적 의미를 표시해준다. 서명하기 전에 꼼꼼히 읽으면 이번 서명 전후로 내 지갑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알 수 있다.
to, value, data, nonce 같은 필드는 요즘 지갑들이 아주 잘 설명해준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렇게 좋지 않았다. 그때 지갑 화면의 서명 동작 화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00, fff, 1234 같은 뒤죽박죽한 문자들 한 줄이었다.
그때 4byte.directory에 있는 웹사이트가 있었는데, 나는 거기에 자주 가서 거래 서명 내용을 붙여 넣고 거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곤 했다.
지금도 여전히 거래 서명이 뭔지 잘 모르겠고, 이런 서명 내용을 읽을 수 없고, 거래가 불안하다면, 이제는 AI가 있으니 AI가 이것을 읽는 법을 가르쳐줄 수 있다.
서명 전에 지갑이 띄우는 화면을 사진으로 찍거나 스크린샷해서 AI에게 읽게 하라. 안심해도 된다. 이 화면에는 개인키도 없고 니모닉도 없다. 이 화면의 내용은 당신이 확인을 누르는 순간 전 네트워크에 공개된다. AI의 해석은 당신이 서명한 뒤 거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그러면 피싱에 걸렸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내 생각에는 테스트 지갑 하나를 가지고, 당신이 조작하는 모든 단계의 화면을 AI에게 완전히 해석하게 해보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서 AI에게 당신의 모든 스크린샷을 읽게 하지는 말라. 내가 말한 것은 테스트 지갑뿐이다. 먼저 AI를 통해 지갑의 각종 조작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읽는 법을 배워라.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서는 지갑이 있는 휴대폰과 컴퓨터에 AI를 설치하지 말고, 꼭 AI에게 거래 서명 내용을 해석하게 해야 한다면 사진을 찍는 방식을 쓰라.
Safe 지갑을 쓸 때, Safe 지갑 자체가 거래 내용을 많이 설명해주지만, MetaMask 서명 단계에 이르면 거래 정보가 다시 불분명해진다. 불안하다면 그 00, fff 같은 내용을 AI에게 보내 해석하게 하면 된다. 해석해보면 서명 후 거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다.
safe를 쓸 때, Safe 지갑 자체의 거래 설명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 MetaMask 서명 화면의 설명이 최종적이다. Bybit에서 도난당한 그 건도 safe 설명 페이지가 변조된 것이었다. 그러니 반드시 MetaMask 팝업의 거래 필드 설명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5. AI에게 보안 경고를 지켜보게 하라
AI가 생긴 뒤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있다. 당신이 신경 쓰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컨트랙트, 플랫폼에 취약점 보고나 보안 공지가 있는지 AI가 지켜보게 하는 것이다.
지금 Grok bot은 x.com을 완벽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 당신이 신경 쓰는 x.com 계정을 Grok bot이 감시하게 할 수 있다. Grok bot에게 X 계정 목록, 예컨대 MetaMask, 슬로우미스트(慢雾), Lido, ……를 주고, 이들이 보안 관련 게시글을 올리는지 지켜보게 한 뒤, 올리면 당신에게 이메일을 보내게 하라.
또한, 정말 경고를 받았다면 직접 공식 채널에서 확인하고, 이메일이나 게시글 속 링크는 클릭하지 말라. 피싱에 조심하라. 물론 AI 하나를 보내 확인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대한 금융 이체를 할 때는 먼저 이 이메일을 읽어라.
마무리
나는 AI가 결국 선(善)을 향해 나아가, 우리의 네트워크 환경을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