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Bill Qian
자산 배분의 관점에서 보면, 한 사람이 도대체 현금(국채 같은 현금성 자산 포함)을 얼마나 보유해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인플루언서들이 정반대의 견해를 내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돤융핑은 자신은 언제나 주식 풀매수라고 말한다. 현금을 들고 있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달리오는 "Cash is trash"라고 말한다. 달러든 어떤 통화든 가속적으로 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버핏의 견해는, 후손에게 남길 유언에서 자산의 10%는 단기 국채에, 90%는 S&P 500 지수에 배분하라고 권하고 싶다는 것이다. 반면 《블랙 스완》의 저자 탈레브가 제시한 바벨 전략은, 자산의 90%를 현금과 단기 국채에 배분해 바벨의 왼쪽으로 삼고, 바벨의 오른쪽은 극도로 모험적으로 운용해 10%로 상한이 매우 높은 베팅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It depends, 누가 이 질문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나는 탈레브의 바벨 전략이 이 문제를 생각해 볼 좋은 프레임워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양끝은 크고 가운데는 가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다. 왼쪽 끝은 극도로 안전해서 우리의 삶을 받쳐 주고, 오른쪽 끝은 모험을 감수해 상승 수익을 노린다. 이 구조가 바로 그가 좋아하는 '반취약성'이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 왼쪽의 안전판을 무너뜨리지는 못하지만, 오른쪽의 잠재 수익은 폭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직관에 반하는 점은 이렇다. 자산 간 상관관계가 점점 높아지는 이 세상에서, 가운데에 있는 중간 위험·중간 수익의 것들은 수익은 부족할 수 있으면서도, 꼬리 사건이 닥칠 때 감수하는 위험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벨 전략 자체는 단순한 금융 투자 포트폴리오만이 아니다. 시간, 직업 등 다양한 자원 배분의 논리를 이 전략 모델 안에 넣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5세의 젊은 빅테크 직원을 보자. 그의 바벨 전략 왼쪽은 젊은 시간, 건강한 몸과 마음, 안정적인 급여 소득, 그리고 미래의 현금흐름 기대다. 이런 경우 그는 현금을 많이 둘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시간과 미래의 현금흐름이 이미 현재의 왼쪽 안전판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때, 올바른 지식을 배운 뒤에는 자신의 저축을 듀레이션이 길고 변동성이 큰 위험 자산 투자에 넣을 수 있다. 나스닥이든, 비트코인이든, 반도체 주식이든, 아니면 자신의 교육에 투자하거나 vibe coding을 시도하거나 자영 미디어 부업을 운영하거나, 심지어 스탠드업 코미디언에 도전하는 것까지 말이다.
삶 속에서, 주말에 도시의 공통 관심사 모임에 가입하거나 친구가 주최하는 모임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오른쪽 사고방식이다. 이는 마치 랜덤박스를 여는 것과 같아서, 어디서 어떤 흥미로운 사람을 만날지, 혹은 어떤 중요한 깨달음과 정보를 얻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바벨의 왼쪽은 이 젊은이의 시간(젊음), 건강, 낮은 부채, 그리고 한동안의 생활을 감당할 수 있는 돈에서 나온다. 반면 오른쪽의 투자는, 자금을 투입하든 부업을 키우든, 미래의 상승 수익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중년이 이 모델을 생각한다면, 아마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대부분의 중년은 사실 커리어의 절반을 지났거나 이른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어차피 더 올라갈 승진 기회는 한정적이고, 젊은이들은 점차 그들의 자리를 대체할 능력을 갖춰 가고 있을 수 있다. 공무원이 아니라면, 민간 기업에서 일하는 많은 중년은 한번 실직하면 전통적인 직장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들의 바벨 전략 왼쪽은 일찌감치 현금 예금을 충분히 마련해 둬야 한다. 오른쪽의 잠재 수익 유혹에 이끌려 자산을 과도하게 배분했다가, 오른쪽에서 위험이 터졌을 때 왼쪽 안전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아서는 안 된다.
왼쪽의 안전판에는 사실 두 가지 역할이 있다. 하나는 우리가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고비를 넘기도록 돕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른쪽의 '변동성'에 숨 쉴 수 있는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 압박감이 너무 커서 가장 손절해서는 안 될 때 어쩔 수 없이 시장에서 쫓겨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버핏의 "현금 10% + S&P 90%" 배분 조언은 사실 하나의 바벨 전략이다. 그의 왼쪽이 그토록 '작은' 이유는, 이 말이 그가 자기 가족에게 한 말이기 때문이다. 그의 부의 규모에서는 10%의 현금·국채만으로도 S&P가 50% 반토막 나는 상황에서도 후손이 생활 걱정 없이 지낼 수 있기에, 그가 이 10% 현금이라는 말을 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중년에게는, 자신의 실제 상황에서 출발해 왼쪽 안전판이 최악의 경우에도 자신과 가족의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확보한 뒤에야, 그다음에 생각해 보는 편이 더 중요할 것이다. 내 오른쪽에는 위험 투자에 쓸 수 있는 배분 몫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
《돈의 심리학》의 저자는 아주 고전적인 말을 한 적이 있다. Personal finance(개인 재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personal'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주 아주 '개인적인' 과제다. 나는 이 관점이 우리가 바벨 전략을 적용하는 방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본다. 모든 사람은 성격, 타고난 재능, 취향, 가치관, 그리고 압박에 직면했을 때의 코르티솔 수치까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영화 《킬 빌》의 아시아계 여배우 루시 리우가 한 프로그램에서 말한 것이 기억난다. 그녀는 어릴 적 가난하게 자랐고, 나중에 돈을 많이 모았는데, 그 돈을 F\*ck You Money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돈으로 자유와 독립, 그리고 '아니오'라고 말할 권리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써 버린 돈은 삶의 경험과 아름다운 추억을 사 줄 수 있다. 반면 쓰지 않고 남겨 둔 돈은, 이 세상에서 선택하고 거절할 권리를 우리에게 부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