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Nancy, PANews
누가 생각했을까, 2026년이 불과 7개월여 지난 시점에 한국 증시가 벌써 8차례나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며 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보기 드문 변동성 기록을 세웠다. 특히 최근 두 달 사이 서킷브레이커 경보가 연이어 울리며, 거듭된 급락이 투자자 신뢰를 흔들었다.
올여름 한국 증시는 수많은 투자자에게 잊히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글로벌 최강 증시에서 여덟 번의 서킷브레이커로, 메모리 반도체 양대 산맥이 시장 짓눌러
한국 증시가 또 서킷브레이커에 걸렸다.
7월 28일,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며 장중 11% 넘게 폭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는 지난 4월 14일 이후 처음으로 6,000선이 무너진 것이며, 6월 기록한 국면 고점 대비 누적 낙폭이 35%를 넘어섰다.
이로써 한국 증시는 올해 들어 여덟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했다.
3월의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중동 지역 갈등 격화와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 확산에 주로 기인했다면, 6월 이후 연속 발생한 6차례의 서킷브레이커는 한국 증시 자체에 누적된 구조적 리스크를 더욱 드러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섹터의 급격한 조정이 시장 신뢰를 무너뜨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한국 증시 랠리의 최대 동력은 AI 열풍이었는데, 지금은 AI 열기가 식으며 그 역풍을 정통으로 맞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락이 시장을 짓누르는 핵심 요인이 됐다.
이 두 반도체 대장주는 한때 코스피 지수 가중치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그간의 상승 폭 대부분을 만들어냈고, 한국 시장이 글로벌 최상위 수익률 시장으로 올라서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동시에 반도체 섹터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취약성을 키웠다.
이제 시장이 AI 자본 지출의 지속 가능성, 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성장 여력, 향후 공급 부담 변화 등을 재평가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는 약 31.2%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14.8% 넘게 떨어졌으며, SK하이닉스 해외주식예탁증서는 상장 한 달도 안 돼 공모가를 하회했다.
어찌 보면 한국 증시는 ‘반도체로 흥하고 반도체로 망하는’ 국면을 겪고 있다.
하이닉스 온체인 선물 급락, 867달러 주문이 촉발한 Hyperliquid 청산 폭풍
SK하이닉스 현물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온체인 영구 선물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스파이크’ 현상이 연출됐다.
HyperInsight 모니터링에 따르면, 베이징 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 Hyperliquid 플랫폼의 SKHX 무기한 계약 가격이 갑작스럽게 1,128.2달러에서 927달러까지 급락하며 순간 낙폭이 17.9%에 달했고, 다량의 고배율 롱 포지션이 청산됐다.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계약의 미청산 명목 가치는 약 5억 800만 달러에서 3억 8,800만 달러로 급감했고, 4시간 동안 롱 포지션 청산 규모가 8,000만 달러에 육박하며 같은 시각 바이낸스 시장을 웃돌았다.
이번 급락 사태의 직접적 도화선은 한국 NXT 프리마켓에서 발생한 약 867달러 규모의 비정상적 주문이었다. 장외거래 유동성이 낮은 탓에 거래 규칙을 완전히 준수한 소액 주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가격 데이터의 중요 출처로 의도치 않게 채택되었고, Trade.XYZ 오라클 시스템에 전달됐다.
이어 Hyperliquid의 SK하이닉스 무기한 계약의 마크 가격가 이에 맞춰 조정됐다. 고배율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마크 가격의 일시적인 이탈만으로도 대규모 청산이 발생할 수 있다. 롱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매도 압력이 더욱 증폭되었고, 결국 연쇄 반응이 일어났다.
반면 바이낸스 시장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한국 주시장 개장 전까지 바이낸스는 주로 내부 가격 메커니즘을 사용했고, 즉시 외부 호가로 전환하지 않았기에 유사한 규모의 연쇄 청산을 피했다. 다만 시장 간 차익거래로 인해 SK하이닉스 무기한 계약 가격은 영향을 받으며 동반 하락했다.
이번 해프닝은 시장 조작이 아니라 유동성 부족, 외부 가격 입력 메커니즘, 그리고 고배율이 결합해 일으킨 나비 효과에 가깝다.
성숙한 현물시장에서 1,000달러 미만 체결은 통상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하지만 외부 가격 입력에 의존하는 온체인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소액 거래가 오라클 메커니즘을 통해 마크 가격에 영향을 주고, 나아가 대규모 레버리지 포지션으로 전이될 수 있다.
사후 Hyperliquid는 “SKHYNIX 무기한 계약은 Trade.xyz 팀이 배포·운영하며, 관계 팀이 사건 원인을 조사 중이고 분석 완료 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IP-3 시장 메커니즘과 관련해 Hyperliquid는 “배포자는 해당 시장의 마크 가격, 오라클, 외부 가격 입력을 푸시할 책임이 있으며, 검증인이 운영하는 무기한 계약과 유사한 마크 가격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프로토콜은 세 가지 중앙값 구성 요소 중 하나를 기여하고, 나머지 두 구성 요소는 배포자가 푸시해 최종 마크 가격에 영향을 준다. 예컨대 온체인(최신 체결가, 최우선 매수 호가, 최우선 매도 호가) 중앙값이 100이고, 배포자가 150과 151을 푸시하면 마크 가격는 150이 된다.
이처럼 소액 체결 한 건이 촉발한 연쇄 청산은, 온체인 파생상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가격 출처의 안정성, 오라클 설계, 극단적 장세에서의 청산 보호 장치가 이제 온체인 시장이 반드시 직면해야 할 과제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한국 증시 신뢰 위기, 당국 ‘진화’ 나서
한국 증시의 ‘블랙 7월’이 이어지며 투자 심리가 크게 훼손되자, 규제 당국도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만연한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거래가 이번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전 공개된 한국 당국 데이터에 따르면, 7월 13일 기준 7월 누적 강제 청산 규모는 3,442억 원에 달했고, 120만 개 이상의 레버리지 개인 계좌가 증거금 부족 기준선에 도달했으며, 이 중 약 32만~36만 계좌는 이미 증권사에 의해 강제 청산됐고, 일부 투자자는 증권사에 미수금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최근 관련 투자자 손실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국민 손실 전면 조사와 국가배상 적극 검토를 공개 주장하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청와대와 금융 당국의 ‘졸속 도입’ 과정을 밝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리스크 확대에 직면한 금융위원회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새 규정에 따라 2026년 7월 31일부터 개인 일반 투자자의 관련 상품 투자 기본 증거금 문턱이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되고, 증거금 산정 기준도 함께 정비해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이용한 추격 매매로 시장에 가하는 충격을 줄인다. 규제 당국은 향후 투자 문턱을 더욱 높이고 개인별 투자 한도를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레버리지 ETF 외에도,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주식에 몰리는 FOMO 심리가 시장 리스크를 확대하고 있다. 상승장 자극 속에 다수의 투자자가 대출로 주식시장 수익을 좇으면서, 한국 은행들의 올해 대출 한도가 한때 경고등이 켜졌다. 동시에 신용 상태가 좋지 않은 일부 투자자는 불법 사채 시장으로 이동했고, 관련 인구 규모는 작년 5만 9천 명에서 11만 9천 명으로 증가했다.
금융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한국은행은 최근 신용대출 정책을 조였고, 금융감독 당국도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차입 자금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예컨대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자금 중 최대 20%만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한국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에 탑승하면서 외국인 자금도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JP모건이 최근 발표한 한국 증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연초 이후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순유출 규모가 1,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아시아 단일 시장 역사상 최대 유출 기록을 세웠다. 이 중 약 90%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시장 신뢰 약화로 한국 투자자들은 다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5조 원을 넘어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총액은 약 35억 9,000만 달러로, 6월 월간 순매수 금액의 5.5배 수준이며, 자금은 주로 반도체 및 기술주 분야로 유입됐다.
AI 사이클 수혜 를 등에 업은 글로벌 스타 시장에서, 연속 서킷브레이커와 레버리지 청산, 외국인 이탈이 이어지는 지금, 한국 증시는 비록 참혹하지만 필요한 리프라이싱 과정을 겪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