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SoSoValueResearch
SK하이닉스가 2026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DRAM과 NAND 가격 상승,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 영업이익, 이익률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HBM4 출하가 시작됐고, 기업용 SSD, 서버 DRAM, SOCAMM2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약 10곳의 핵심 고객사와 장기 공급 계약 협상을 마무리하며 중장기 수주 가시성을 더욱 높였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시장의 가장 낙관적인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순이익의 큰 폭 증가도 주로 투자자산 관련 이익에서 비롯되어, 본업의 수익성을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 실적 발표 전날 SK하이닉스 국내 주가는 14.65% 하락했고, 실적 발표 후 한때 4% 이상 상승했으나 컨퍼런스콜 종료 후 하락 전환해 한국시간 기준 11% 이상 급락했다. 이는 장기 계약, HBM4 양산, 공급 부족 상황만으로는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점, 메모리 가격 고점 우려, 설비투자 확대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2분기 실적: 매출과 영업이익 사상 최고치, 컨센서스 하회
2분기 매출은 79.32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7%, 전 분기 대비 51% 증가했으나, 시장 컨센서스(84.17조 원)는 하회했다.
매출총이익은 65.99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1%, 전 분기 대비 58% 증가했고, 매출총이익률은 1분기 79%에서 83%로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60.54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 전 분기 대비 61% 늘었으나, 시장 예상치(64.31조 원)를 밑돌았다. 영업이익률은 72%에서 사상 최고치인 76%로 상승했다. EBITDA는 64.56조 원, EBITDA 마진은 81%까지 올랐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42% 급증한 93.92조 원, 순이익률은 118%를 기록했으나, 여기에는 63.27조 원의 투자자산 관련 이익이 포함됐다. 시장 분석에 따르면 이 이익은 주로 기옥시아(Kioxia) 관련 투자 지분 매각과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분기 본업의 수익성을 평가할 때는 영업이익, 매출총이익률,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더 유의미한 지표가 된다.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한 원인 중 하나는 SK하이닉스의 높은 HBM 매출 비중이다. HBM은 통상 장기 가격 책정과 공급 계약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최근 범용 DRAM 및 NAND 가격 급등에 따른 이익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는 장기 계약이 수익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현물 및 단기 계약 가격 급등 시 상승 탄력성을 약화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메모리 가격 상승 지속, 3분기 출하량 증가 전망
2분기 메모리 칩 종합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약 30% 상승했고,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한 자릿수 후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이 이번 분기 매출과 이익률 상승을 이끈 주된 동력이다. 제품 매출에서 DRAM이 약 73%, NAND가 약 27%를 차지했다.
회사는 2026년 전 세계 DRAM 수요가 전년 대비 약 중 10%대(20%) 증가하고, NAND 수요는 약 고 10%대(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 아키텍처 업그레이드로 HBM, 서버 DRAM, 기업용 SSD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으며,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보급으로 메모리 수요가 모델 훈련에서 추론, 데이터 호출, 장기 저장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DRAM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약 10%, NAND 출하량은 한 자릿수 초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인 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아, 하반기 실적 성장 속도는 DRAM 및 NAND 계약 가격, HBM4 물량 확대 속도, 고부가가치 제품의 매출 비중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선단 공정 전환, HBM의 웨이퍼 추가 점유, 신규 팹 가동까지의 긴 리드타임 등으로 인해 업계의 유효 공급이 계속 제한되고 있다. 다만 현재의 메모리 가격과 이익률이 극도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고객사의 조기 구매가 후행 수요를 갉아먹는지, 2027년부터 신규 증설 물량이 풀리며 수급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HBM4 본격 확대, HBM4E 샘플 조기 공급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HBM4 출하를 시작했으며, 하반기에 생산량을 전면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제품이 고객이 요구하는 동작 속도에 도달했으며, 전력 효율과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1c 나노 공정 기반의 HBM4E 샘플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상반기 중 주요 고객사에 전달됐다. 조기 샘플 공급은 회사가 고객 검증과 공동 개발 절차에 더 일찍 진입하고, 2027년 양산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
SOCAMM2 제품도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AI 서버 및 CPU 측의 고용량·저전력 메모리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HBM이 GPU와 AI 가속기 중심인 것과 상호 보완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AI 서버의 메모리 병목 현상이 단일 GPU에서 전체 시스템으로 확대됨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성장 동력은 HBM에서 서버 DRAM, SOCAMM2, 기업용 SSD로 확장되고 있다.
NAND의 경우, 321단 제품이 1분기에 이미 회사 전체 NAND 생산량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2026년 말까지 한국 내 NAND 생산량의 약 50%까지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선단 공정 전환은 단위당 원가를 낮추고 고용량 기업용 SSD의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한다.
거래선 약 10곳으로 장기 계약 확대, 메모리 사이클 구조 변화 시작
SK하이닉스는 핵심 고객사를 포함해 약 10곳의 고객과 장기 공급 계약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다른 주요 고객과도 계속 협의 중이다. 이번 신규 장기 계약에는 메모리 가격 변동을 고려한 가격 산정 구조가 포함됐으며, 일부 계약에는 선급금이나 보증금 조항을 도입해 고객의 계약 이행력을 강화하고 설비 투자를 뒷받침했다.
장기 계약이 SK하이닉스에 지니는 가치는 단순한 수주 확보를 넘어, 설비투자 의사 결정의 가시성을 높인다는 점에 있다. 메모리 업계는 과거 단기 가격과 재고 사이클에 따라 증설하는 경향이 강해,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이 반복되기 쉬웠다. 수년 단위 계약, 선급금, 공동 개발 구조는 증설 리스크 일부를 고객에게 이전하고, 수익의 사이클 변동성을 낮춘다.
그에 따른 비용은 범용 DRAM·NAND 가격이 급등할 때 장기 고정 가격 물량이 현물 시장의 상승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가장 낙관적인 전망치를 밑돈 것은, 수요 안정성과 단기 가격 탄력성 간의 차이를 이미 드러낸 것이다.
설비투자 40조 원대로 확대, 현금흐름은 여전히 뒷받침
SK하이닉스는 2026년 설비투자 규모가 40조 원대 상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청주 M15X 조기 양산, 선단 공정 전환, HBM 후공정 패키징, 그리고 2027년 초 용인 Fab 1 증설 착수 등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2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65.71조 원, 유형자산 취득 지출은 10.67조 원이었다. 영업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 취득액을 차감하는 단순 계산으로 추산한 분기 잉여현금흐름은 약 55.04조 원이다.
2분기 말 기준 현금 및 단기 금융자산은 87.96조 원으로 1분기 대비 33.63조 원 증가했고, 이자부 부채는 18.59조 원으로 감소해 순현금은 약 69.37조 원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7%까지 하락했고, 순부채비율은 마이너스(-) 26%를 기록했다.
견조한 현금흐름은 현재 회사가 증설 진행, 부채 축소, 주주 환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M15X, 용인, P&T7 및 기타 장기 생산 기지가 순차적으로 확장되면 감가상각비와 고정비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AI 설비투자 속도가 둔화되거나, 삼성과 마이크론의 HBM4 공급이 확대되거나,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범용 DRAM·NAND 시장에서 증설을 가속화할 경우 현재의 극도로 높은 이익률은 하락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컨퍼런스콜: AI 수요 둔화 미관측, 밸류에이션 초점은 사이클 지속 기간으로
경영진은 현재까지 주요 고객들의 AI 투자가 뚜렷하게 둔화되는 조짐은 관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형 기술 기업들은 AI 서비스 성장, 기존 컴퓨팅 파워 부족, 에이전틱 AI로 인한 서버 메모리·스토리지 용량의 높은 요구 사항 등으로 데이터센터 구축과 메모리 구매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모델 효율 향상도 AI 이용 비용을 낮추고 적용 범위를 넓혀 전체 인프라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컨퍼런스콜의 핵심 시그널은 SK하이닉스가 향후 수 분기 동안의 수주 및 공급 부족 상황에 대해 여전히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HBM4 하반기 물량 확대, HBM4E 조기 샘플 공급, 약 10곳과의 장기 계약 체결, 3분기 DRAM·NAND 출하량 증가 전망 등은 AI 수요가 실제 메모리 발주로 이어지고 있음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실적은 AI 메모리 수요의 급격한 역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켰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의 이견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한 것은 시장이 이미 더 공격적인 가격과 수익 가정을 반영하고 있었음을 뜻하며, 76%의 영업이익률은 수익성 정점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다음 단계 밸류에이션은 세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 HBM4가 기술 및 점유율 우위를 이어갈 수 있는지, 장기 계약이 높은 수요 가시성을 안정적인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설비투자 확대가 고객 수요를 충족하면서도 공급 과잉을 피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2분기 실적은 AI 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견조함을 증명했지만, 주가의 극심한 변동성은 시장의 평가 기준이 ‘이익 성장 가능성’에서 ‘사상 최고 이익률의 지속 가능성’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