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Jae, PANews
8월 17일 저녁, Compound DAO는 사상 최대인 5,200만 달러 예산을 승인하고 전략적 중점을 기관급 DeFi 시장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소식이 나오자 프로토콜 토큰 COMP는 한때 10% 이상 급등했다.
한때 DeFi Summer의 막을 연 대출 시장의 원조 Compound가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전성기 120억 달러의 TVL, ‘유동성 채굴’이라는 업계 최초의 시도는 모두 과거가 됐다. 여러 차례 강세장과 약세장을 거치며 Compound의 현재 예치 규모는 12억 달러로 쪼그라들어 사상 최고치 대비 약 90% 하락했고, 같은 기간 경쟁 서비스인 Aave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Compound로서는 개인 투자자 대출 시장에서 기존 자금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기관급 시장은 DeFi가 아직 제대로 열지 못한 증분 시장으로, 아직 열 기회가 남아 있는 문일 수 있다.
올해 5월 Compound DAO는 찬성 188만 표, 반대 0표라는 압도적 지지로 5,200만 달러 규모의 2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Compound Foundation은 Coinbase Custody, Anchorage Digital, NEAR Foundation, Maple Finance 출신 베테랑들로 구성된 완전히 새로운 경영진을 공개했다.
이는 2018년 출범 이후 Compound가 벌인 최대 규모의 생존을 건 도박이자, 프로토콜 정체성을 재편하는 자기 혁명이다.
개인 투자자 경쟁에서 벗어나, 기성 DeFi 프로토콜이 기관 시장을 노린다
Compound의 어려움은 전통 DeFi 대출 시장 전반의 축소판이다.
2020년 DeFi Summer에서 Compound는 간단하고 사용하기 쉬운 공유 자금풀 모델과 채굴 보조금을 앞세워 빠르게 몸집을 키우며 한때 대출 시장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초기 보안·거버넌스 사건으로 신뢰가 꺾이고, 유동성 채굴이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제품·멀티체인 혁신에서 경쟁자에 뒤처지고, 암호화폐 약세장까지 겹치면서 이 오랜 선두 프로토콜은 점차 경쟁에서 밀려났다. 특히 자본 효율성 부족, 리스크 격리 불가, 동질화 경쟁 심화 등으로 전통 DeFi 대출 모델은 서로 다른 위험 선호를 가진 자금 수요를 충족하기 점점 어려워졌고, 사용자와 자금은 신규 프로토콜로 계속 분산됐다.
Compound도 이에 따라 1군에서 밀려나 대출 시장의 틈새에서 힘겹게 생존하는 반면, 경쟁자들의 발전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 Aave: 예치 규모가 약 150억 달러에 달하며, 멀티체인 배치, 플래시론, GHO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기반으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 Morpho: 예치 규모가 80억 달러를 넘어섰고, 모듈형 무허가 대출과 격리된 시장 구조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며 경쟁력 있는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이런 경쟁 환경에서 Compound가 개인 시장에 다시 의존해 고성장을 이루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Compound가 선택한 돌파 경로는 암호화폐 네이티브 기존 시장 경쟁에서 벗어나 전통 금융기관의 증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마침 Compound는 기관이 가장 중시하는 것을 쥐고 있다. 2018년 출시 이후 이어진 시스템 안정성, 업계 전반에서 널리 재사용되는 오픈소스 코드베이스, 그리고 장기간 제로 부실 기록이다.
전통 금융기관에게 수익률의 높고 낮음은 최우선 고려 사항이 아니다. 자금 안전, 시스템 안정성, 규제 준수 가능성이 시장 진입의 전제 조건이다. 개인 시장에서는 눈에 띄지 않던 특성이 이제는 Compound가 기관급 시장에 진입하는 경쟁 우위가 됐다.
DeFi 기어크는 물러나고, ‘정규군’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전략 전환의 첫걸음은 경영진 교체였다.
Compound Foundation이 꾸린 새 경영진은 암호화폐 네이티브 플랫폼, 규제 준수 수탁기관, 전통 금융 대기업 출신으로만 채워졌다. 각자의 이력은 전환의 핵심 요구와 맞물려 있다.
- 집행이사 Aaron Schnarch: 그는 Anchorage Digital의 COO와 Coinbase Custody의 CEO를 지냈다. 미국 최초의 현물 비트코인 ETF 12개 중 11개의 수탁 업무를 따냈다. 이는 Compound의 새 수장이 전통 금융기관이 암호화폐 자산을 ‘신뢰’하도록 만드는 법을 잘 알고 있음을 의미한다.
- COO Christopher Donovan: 전 NEAR Foundation COO 겸 법률고문으로, NEAR Intents에서 200억 달러 이상의 거래량이 처리되도록 직접 이끌었다. 크로스체인 운영과 법률·규제 준수라는 이중 경험을 갖췄으며, 프로토콜 규제 준수 프레임워크 구축과 크로스체인 신용 네트워크 확장을 주도할 예정이다.
- CPO Steven Liu: Maple Finance와 HSBC 출신의 제품 전문가로, Maple의 기관 대출 AUM을 5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성장시켰으며, RWA 담보 대출 구조, 기관 허가형 볼트, 큐레이터 시스템의 제품 설계를 담당할 예정이다.
- CTO Leo Eikelman: Coinbase Institutional에서 4년 이상 엔지니어링 리더십을 보유했고, Prime Onchain 지갑 개발을 주도했으며, Compound V4 아키텍처와 기관급 SDK 제품군의 기술 구현을 이끌 예정이다.
이 라인업은 프로토콜 초기의 ‘기술 기어크 주도’ 팀 모델에서 벗어나 ‘자원+규제준수+제품+기술’을 갖춘 종합형 진용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 팀의 대대적인 교체는 Compound가 전통 금융기관을 위한 온체인 신용 인프라 제공업체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사상 최대 확장 예산: 2년, 5,200만 달러
전략 실행에는 실질적인 자금 투입이 필수다. 2년간 5,200만 달러 예산은 Compound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발·확장 예산이다.
경영진에게 예산을 일시에 지급하는 방식과 달리, 이 자금은 단순히 ‘넘겨주는’ 것이 아니다. 규칙에 따르면 첫 자금은 1,400만 달러만 재단의 멀티시그 지갑에 초기 자금으로 지급된다. 나머지 3,800만 달러는 ‘프로젝트 준비금’에 묶여 5-of-7 재무 관리 위원회가 지키게 된다. 자금의 잠금 해제는 더 이상 ‘말뿐인 청사진’이 아니라 기술 및 성과 평가와 엄격히 연동되어 단계적으로 풀린다:
- 운영 예산: 프로덕션급 V3 통합 제품군을 납품해야 다음 단계 자금이 해제된다;
- 성장 예산: Tier-1 기관 큐레이터를 유치하고 Compound V4 퍼블릭 테스트넷을 성공적으로 출시해야 활성화된다.
간단히 말해, 이번 사업 전환은 예산을 먼저 주고 결과를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목표를 먼저 설정한 뒤 결과물에 따라 자금 지원을 푸는 방식이다.
또한 DAO는 과거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자산을 수탁 풀에 통합했으며, 통합 규모는 5,700만 달러를 넘어 기관화 전환을 위한 유동성 완충 역할을 한다.
DAO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이는 주목할 만한 변화다. 과거 DeFi 거버넌스는 파라미터 조정, 인센티브 배분, 프로토콜 업그레이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프로토콜 규모가 커지면서 재무 관리 방법, 핵심 팀 감독 방법, 자본 투자 대비 성과 측정 방법이 DAO 거버넌스의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되고 있다.
다만 이런 자금 관리 방식이 전환 리스크를 없애주지는 않는다. 약세장에서 프로토콜 수익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2년간 5,200만 달러를 쓰는 속도는 수익 성장이 둔화된 DeFi 프로토콜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기관 사업 확장은 일반적으로 주기가 길고 성과가 더디게 나타나기 때문에, 자금 유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프로토콜 전체가 휘청일 수도 있다.
V4가 네 가지 승부수를 내놓다, DeFi 프로토콜에서 기관급 신용 인프라로
팀과 자금이 준비된 뒤 진짜 시험대는 제품이다.
전통 금융기관이 온체인 대출에 연결하려면 피할 수 없는 네 가지 장벽이 있다. 시스템 연동의 어려움, 자산의 단일화, 높은 규제 준수 요구, 리스크 관리 불일치다. Compound V4는 이 네 가지 핵심 문제를 겨냥해 ‘모듈형 신용 인프라’를 구축한다:
- 시스템 통합 계층: 핀테크 통합 제품군을 개발해 네오뱅크, 브로커리지, 자산운용사에 표준 API/SDK를 제공하여, 전통 금융 시스템에 연동하듯 Compound 대출 자금풀에 매끄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
- 자산 확장 계층: 토큰화된 주식, 국채 등 토큰화 자산을 적격 담보로 지원하고, 기관이 RWA를 이용해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을 수 있게 하여 온체인·오프체인 대차대조표를 연결한다;
- 규제 준수 격리 계층: 허가형 볼트(Permissioned Vaults)를 출시하고 온체인에 KYC/AML 규제 준수 검증을 네이티브로 내장하여, 규제를 받는 기관이 격리된 환경에서 신용 거래를 중개할 수 있도록 한다;
- 리스크 관리 고도화 계층: 포트폴리오 인지 리스크 엔진을 도입해 자산 간 상관관계와 시장 유동성에 따라 담보율(LTV)을 동적으로 조정하고, 동시에 제3자 리스크 관리 기관에 실시간 개입 권한을 개방하여 부실 위험을 더욱 줄인다.
이 제품 조합은 기관 고객을 겨냥해 맞춤 설계됐다고 할 수 있다. 전통 금융기관이 규제 준수 프레임워크 안에서 온체인 신용의 효율성 이점을 누리도록 한 것이다.
다만 리스크 관리 권한을 제3자 기관에 부여하거나 KYC/AML을 강조하면, ‘탈중앙화’와 ‘무허가’ 원칙을 중시하던 암호화폐 네이티브 사용자를 잃을 수 있다. 기관 사업이 자리 잡지 못한 채 개인 투자자 기본 고객층마저 잃으면, 양쪽 모두를 놓치는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기관급 시장 경쟁도 마찬가지로 치열하다는 사실이다. Compound는 후발 주자로서 따라잡아야 하는 입장이며, Aave, Morpho, Maple Finance 등은 이미 기관 대출 및 규제 준수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있다.
2020년의 ‘유동성 채굴’이라는 획기적인 시도부터 2026년의 기관화를 통한 자구책까지, Compound의 궤적은 적지 않은 기존 DeFi 강자들의 오늘날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때 시장을 주도했지만 투자 심리가 식고, 사이클이 순환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5,200만 달러로 사들인 것은 단지 기관 시장으로 가는 승선권만이 아니라, Compound가 성장 곡선을 다시 찾고 프로토콜 포지셔닝을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Compound에게 진짜 시험대는 기관 시장에 대한 상상력을 실제 고객, 자산,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향후 2년 안에 이 베팅의 결과가 드러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