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옌더리, 텐센트 회사 선임 전문가, 텐센트연구원
지금은 인공지능의 시대이며, 그 시대는 역설로 가득하다. 예측 역설, 고용 계량화 역설, 생산성 역설, 데이터 가치 역설, 산업혁명 역설…… 우리는 역설 속에서 나아가고 있다.
예측 역설
인공지능의 미래는 사람들이 영원히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는 듯하다. 튜링상 수상자든, 노벨상 수상자든, 기업가든, 창업가든 마찬가지다. 그들은 항상 비현실적이거나 지나치게 보수적인 판단을 내린다. 이것이 인공지능의 예측 역설이다. 역사적으로 마빈 민스키, 앨런 뉴얼, 허버트 사이먼 등 개척자들도 사람을 놀라게 한 예언을 남긴 바 있다. 예를 들어 마빈 민스키는 1970년에 “3년에서 8년 안에 우리는 인간 평균 지능을 갖춘 기계를 갖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지금까지도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프리 힌턴은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AI 대부’로 불린다. 그는 2016년에 “방사선과 의사 양성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딥러닝 성능이 5년 안에 방사선과 의사를 능가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예측했다. 이는 현실이 되지 못했고, 현실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 최근 10년간 미국 방사선과 의사의 수와 소득은 모두 크게 늘었다. 데미스 하사비스의 위상은 힌턴에 버금간다. 그는 2025년에 “향후 10년쯤이면 AI가 모든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성공한 AI 기업가인 아모데이(2025)는 AI가 510년 안에 인간 수명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본다. 가까운 시일의 예언에 대해서는 지켜볼 일이다. 이상이 가장 유명한 6명의 예언이다. 주제 면에서는 AGI가 현재 가장 주목받는 것이다. 기업가와 학자 두 집단은 AGI 실현 시기에 대한 판단에서 뚜렷하게 갈린다. 기업가는 공격적으로 낙관적이어서 심지어 곧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주로 4가지 유형이다. ① 이미 도래했다(그 안에 있으면서도 알지 못한다), ② 곧 온다(12년), ③ 단기적으로 온다(35년), ④ 장기적으로 온다(510년, 혹은 그 이상). 이런 판단 중 일부는 이미 반증되었고, 일부는 여전히 시간의 검증이 필요하다. 아래 표와 같다. 학자의 판단은 대체로 비관적이어서 심지어 AGI가 허위 명제이며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Iris van Rooij(2024)는 “인간 수준의 인지 능력을 갖춘 AGI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표 유명 AI 기업 CEO의 AGI 도래 시기 전망
출처: 텐센트연구원 정리, 2026년 5월
사람들은 예측을 좋아한다. 어떤 것은 홍보와 스스로를 격려하기 위한 것이고, 어떤 것은 논문과 연구 과제를 위한 것이며, 또 어떤 것은 순전한 말싸움에 불과하다. 사실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래는 정해진 각본을 따르지 않으며, 많은 사람의 선택과 행동에 의해 결정되고, 과거와의 철저한 단절에 의해 형성되며, 우연과 역설로 가득하다. 마치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돼지가 설날의 블랙스완을 예측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고용 계량화 역설
기술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널리 알려진 학문인 동시에 신비로운 학문이다. 그것은 오래된 주제로 유령처럼 수백 년 동안 떠돌았다. 부녀자와 아이들까지도 다 알 만큼 널리 알려져 있고, 학식 높은 선비도 담소할 수 있고, 평범한 사람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 하한은 극히 낮고 상한은 극히 높아 사람들은 끊임없이 논쟁하며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몇 년간 학자와 기관은 ‘데이터로 말하기’로 방향을 바꾸어, 과학적이고 엄밀하며 고급스러워 보이는 방법으로 자신의 탁월함을 증명하려 했다. OECD, IMF, 세계경제포럼, 유엔무역개발회의, 국제노동기구,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 골드만삭스, 맥킨지, 퓨 리서치 센터 등 컨설팅 기관은 잇달아 AI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아래 표와 같다.
표 AI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일부 계량 측정 결과
개별 보고서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무게가 있고 심지어 표준으로 받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보고서들을 함께 놓고 보면 측정 결과의 격차가 매우 커서 대체로 0.4%~67% 사이에 있으며 거의 비교할 수 없다. 환멸을 느끼게 한다. 고용 계량 측정의 전제 조건은 기술 발전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기술 대가들조차 AI 기술의 미래 발전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는데, 경제학자가 AI의 고용 영향을 어떻게 계량화할 수 있겠는가? 기술이 정지해 있거나 정해진 속도로 발전한다고 가정할 수밖에 없지만, 이는 현실의 모습이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AI는 독립적인 영향 요인이 아니다. 경기 순환, 산업 경제, 기술 발전, 인구 구조, 고용 선호, 고용 정책, 세계화, 돌발 사건 등 여러 요인이 함께 고용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은 서로 연결되고 상호 작용하므로 AI를 그 가운데에서 온전히 떼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AI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하는 것은 역설이다.
생산성 역설
인공지능은 새로운 범용 목적 기술로, 보편 적용성, 지속적 개선, 혁신 촉발이라는 특징을 갖추고 있으며 미래 경제 성장의 엔진이다.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제시된 지 70년이 되었고, 머신러닝 혁명이 일어난 지 14년이 되었으며, 현재 AI 물결은 활활 타오르듯 진행 중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 멀티모달, 세계 모델, 에이전트, 피지컬 AI에 이르기까지 잇따라 등장하고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생산성 증가 속도는 뚜렷하게 빨라지지 않았고, 심지어 생산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Rogers, 2024). ChatGPT 출시 이후 EU의 시간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0% 안팎에서 움직였고, 올해 1분기에는 0.1% 성장했다. 2022년 4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14개 분기 중 단 3개 분기만 생산성 증가율이 1999년 이후 장기 평균(1.0%)을 넘었다. 아래 그림과 같다. 미국은 성장세가 강해 2022년 4분기부터 2026년 2분기까지 비농업 기업 부문 노동생산성이 연평균 2.2% 성장하여 서방 국가 중 독보적이지만, 이 역시 1948년 이후 장기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출처: 미국 노동통계국).
그림 EU의 최근 노동생산성 증가율(출처: EU 통계청)
이처럼 ‘기술 혁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데 생산성 증가는 실망스러운’ 상황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생산성 역설이다. 이는 처음 나타난 것이 아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솔로는 1987년에 이렇게 썼다. “You can see the computer age everywhere but in the productivity statistics(컴퓨터 시대의 흔적은 어디에나 있지만 생산성 통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는 ‘생산성 역설’ 또는 ‘솔로 역설’의 가장 고전적인 표현으로 여겨진다. 생산성 역설에 대해서는 크게 잘못된 기대, 측정 오차, 시간 지연이라는 세 가지 해석이 있다. Brynjolfsson(2017)은 시간 지연 해석이 가장 설득력 있고 생산성 역설을 낳은 주된 원인이라고 보았으며, 범용 목적 기술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의 지연 효과를 ‘J자형 곡선’으로 요약했다. 범용 목적 기술은 여러 차례의 2차 혁신, 보완 혁신, 조직 변화를 거쳐야 생산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증기기관, 발전기, 컴퓨터는 각각 발명된 지 118년, 91년, 49년이 지난 뒤, 상업화된 지 각각 54년, 40년, 21년이 지난 뒤에야 생산성 향상을 분명하게 이끌기 시작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생산성 역설은 어떤 역설도 아니다. AI가 생산성을 뚜렷하게 끌어올리는 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데이터 가치 역설
데이터는 AI의 양식이다. 양이 많고 질이 좋아야 하는데, 양적으로는 밑 빠진 독처럼 끝없이 많아야 하고, 질적으로는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GIGO)’는 말이 있을 정도이며, 달리 말하면 데이터에는 ‘고상한’ 것과 ‘저열한’ 것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데이터는 AI 능력의 상한을 결정하며, 흔히 ‘새로운 석유’(Clive Humby, 2006),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이코노미스트, 2017), ‘에너지·소재 자원과 동등하게 중요’(2004년 중앙판공청·국무원 판공청 문건)라고 불린다. 데이터의 사용 가치는 매우 크지만, 일반 상품처럼 거래 가치나 화폐 가치를 갖지는 않는다. 리궈제(2025)가 말했듯이 “데이터는 사용 속에서만 그 가치를 확정할 수 있다.” OECD(2024)는 46개국의 데이터 정책 문건을 분석한 결과, ‘데이터’가 등장하는 정책 맥락의 빈도가 높은 순서대로 혁신, 신뢰, 사회, 시장 개방, 활용, 고용, 접근이었으며, 이들은 ‘거래’에는 주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천창성(2023)은 “데이터 거래소가 전국적으로 생겨났지만, 데이터 거래소에서의 ‘거래’는 그다지 잘 발전하지 못했다.” “각지에서 데이터 시장 구축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거래·매매를 거친 데이터만 사용 가능한 데이터’라는 행동 지향이 형성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데이터의 가치 밀도는 낮아 화폐 가치로 표현되기 어렵고, 대차대조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작아 거의 무시할 수 있다. 상하이자오퉁대학교 상하이고급금융학원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136개 상장사가 데이터 자원의 재무제표 편입 관련 사항을 공시했고 편입 금액은 총 37억 8,600만 위안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자는 A주 상장사 수의 2.5%에 불과하고, 후자는 중국 인공지능 핵심 산업 규모의 0.3%에 불과하다. 3대 통신사가 재무제표 편입 규모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며, 2025년 합계 편입 금액은 21억 위안으로 상장사 전체 편입 금액의 55.46%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 데이터 자원은 회사 총자산에서 약 0.06%에 불과해 미미하다. 아래 표와 같다.
표 3대 통신사 데이터 자원 재무제표 편입 금액 및 그 비중(2025.12.31)
자료 출처: 재무보고서의 연결 대차대조표를 바탕으로 정리.
산업혁명 역설
새로운 기술의 물결이 일 때마다 누군가는 그것을 증기기관, 전기, 컴퓨터에 비유하며 “이것이 제4차 산업혁명을 촉발할 것이다!”라고 흥분해 외친다. 이런 현상은 적어도 반세기 동안 이어졌는데, 초기에는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1984), 컴퓨터(1988), 나노기술(1994), 인터넷(2000), 대체에너지(2010), 사이버물리시스템(2014) 등이 그 대상이었다. 최근 10년간은 더욱 심해져 빅데이터(2016), 인공지능(2016), 사물인터넷(2016), 산업 인터넷(2017), 블록체인(2017), 양자컴퓨팅(2018), 스마트 제조(2021)가 모두 제4차 산업혁명의 사명을 부여받았다. 아래 그림과 같다. 그림: 중국지식인프라(CNKI)에서 ‘제4차 산업혁명’ 등을 제목에 포함한 논문 수 분포. 주: 선정 기준은 제목에 ‘第三次工业革命’(제3차 공업혁명), ‘第三次产业革命’(제3차 산업혁명), ‘第四次工业革命’(제4차 공업혁명), ‘第四次产业革命’(제4차 산업혁명)이 포함된 논문이다. 현재의 혁명에 대해 어떤 이는 제3차라고, 어떤 이는 제4차라고 본다. 게다가 공업혁명과 산업혁명은 영어로는 같은 표현 ‘Industrial Revolution’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엄밀히 구분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디어에서 거의 시시각각 제4차 산업혁명을 겪고 있다. 이 혁명을 일으킨다고 지목된 기술은 언제나 “향기로운 숲에서는 새 잎이 옛 잎을 재촉하고, 흐르는 물에서는 앞 물결이 뒷 물결에 자리를 내준다”는 식으로 교체됐으며, 예비 집계로도 적어도 20여 가지에 달한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중대한 의미를 부여받을 때마다, 이전의 것들은 모두 틀렸다는 뜻처럼 보인다. 오늘날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AI가 곧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생각한다. 데미스 허사비스(2026)는 심지어 “AGI의 규모와 속도는 산업혁명의 10배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내에서도 어떤 기업가는 AI를 인류 사회의 마지막 기술혁명으로 간주한다. AI는 과거의 사례에 대해서는 입증해 주었지만, AI 자신은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 여기서 논쟁할 수는 없고, 두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산업혁명과 경제위기는 동시에 일어날 수 없다. 둘째, 역대 산업혁명은 미리 알아차린 것이 아니라 사후적으로 만들어진 서사이며,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은 자신이 산업혁명 속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제1차 산업혁명(1760년대
1840년대)이 끝난 지 40년이 지나서야 ‘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용어가 아널드 토인비의 노력으로 대중에게 알려졌다. 제2차 산업혁명(1870년대1914년)이 끝난 지 40년이 지나서야 경제학자들이 ‘Second 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끝난 지 55년이 지나 데이비드 랜디스의 『속박되지 않은 프로메테우스』(1969)가 그 학문적 정의를 표준화했다. 제3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아직 통일된 인식이 없다. 제러미 리프킨(2011)은 그 주제가 인터넷과 재생에너지의 융합이라고 보았고, 『이코노미스트』(2012)는 제조업의 디지털화라고 보았으며, 에릭 브리뇰프슨과 앤드루 맥아피(2011)는 제3차 산업혁명이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의해 추동됐다고 보았다. 이번에는 다르기를 기대해 보자. 원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