作者:월스트리트견문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최고투자전략가 마이클 하트넷(Michael Hartnett)이 다시 경고 깃발을 꽂았다. 올해 3월 시장 바닥을 정확히 예측한 데 이어, 현재 극단적으로 밀집된 포지션과 거품 낀 투자 심리가 시장을 새로운 고위험 구역으로 밀어 넣었으며, 여름 동안 위험자산에서 철수하는 것이 상책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신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은행의 전매특허인 '불-베어 지표(Bull & Bear Indicator)'가 9.6의 극단적 수준으로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트넷은 현재 최적의 여름 전략은 "위험자산에서 철수하고 듀레이션, 방어적 자산, 고배당주 및 달러로 이동"하는 것이지 저점 매수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그는 Mag7 ETF(티커 MAGS)를 핵심 관찰 지표로 제시하며, MAGS가 65달러를 하회하면 경기순환 섹터 전반에 걸쳐 압박을 가하고, 70달러를 상향 돌파할 경우 재진입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트넷의 관점에서 이번 최대 꼬리 위험(tail risk)은 다음과 같다. 초대형 기술 기업들이 AI 자본 지출 축소를 발표하고, 그럼에도 Mag7이 신고가를 경신하지 못할 경우, "이로 인한 성장과 자산 가격의 대규모 부정적 충격이 은행, 증권사 및 산업주에 대한 대규모 숏 베팅을 촉발할 것", 즉 전면적인 시장 붕괴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극단적 포지셔닝이 경고 신호 촉발
하트넷은 최신 '플로 쇼(Flow Show)' 보고서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 불-베어 지표가 사상 최고치인 9.6에 도달해 시장이 '극단적 포지션'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이 신호는 역사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최적 전략이며, 추가 매수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음을 의미한다.
이번 주 최신 EPFR 자금 흐름 데이터는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한다. 주식 자산은 558억 달러 순유입, 채권은 200억 달러 유입된 반면, 머니마켓 펀드는 1,196억 달러의 대규모 순유출을 기록하며 2026년 4월 이후 최대 주간 유출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기술 섹터는 3주간 누적 488억 달러가 유입돼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고, 신흥시장 주식은 250억 달러가 단일 주간 유입되며 2025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트넷은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자체가 시장 방향을 예측하는 데 직접적인 신호로서의 의미는 거의 없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나 그 가치는 현재 컨센서스의 집중도를 드러내 역발상 투자에 참고할 기준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네 가지 '없음'이 낙관론을 뒷받침하지만 위험은 쌓이는 중
7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투자자들의 낙관론은 네 가지 핵심 가정 위에 세워져 있다. 즉, 경제의 하드 랜딩 없음, 연준의 금리 인상 없음, AI 초대형 자본 지출 축소 없음,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 없음이다.
하트넷은 이 조합을 '노 랜딩(no landing), 노 하이킹(no hike), 노 컷(no cut), 노 스윕(no sweep)'이라고 칭하며, 이것이 바로 시장에 숏 포지션이 거의 사라진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거시적 호황 기대는 현재 2022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미국, 일본, 영국 및 유럽 은행주들은 모두 다년 혹은 수십 년 고점을 기록하며 '호황 베팅'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하트넷은 모든 사람이 호황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에 역발상 트레이딩의 논리가 이미 성립한다고 본다. 듀레이션 국채, 방어적 자산, 고배당주를 매수하는 동시에 산업주와 은행주를 숏(매도)하는 전략이 그것이다.
세 가지 역발상 신호를 하나씩 분해
신호 1: 54%가 '노 랜딩' 전망, 역발상으로 장기채·방어주 매수.
시장 주류가 경제 연착륙 또는 노 랜딩에 베팅할 때 하트넷은 장기 국채와 방어 섹터에 편입하는 비용 대비 효과가 더 높다고 판단한다.
신호 2: 83%가 연준 금리 인상 없을 것, 역발상으로 달러 매수.
설문조사에서 응답 펀드매니저의 83%가 연준이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하트넷은 미국 CPI가 현 추세라면 2026년 말까지 3.9%로 상승(3개월 이동평균 0.3%)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된 가운데 미국 원유 재고는 45년 만의 최저치(공급일수 43일)를 기록했고, 펀드매니저들의 연말 유가 전망은 배럴당 86달러에서 71달러로 급락했다. 그가 보기에 연준이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최선의 대응은 역시 달러 매수(롱)라고 분석했다.
신호 3: 61%가 AI 자본 지출 축소 없을 것, 역발상으로 반도체주 숏.
이는 현재 가장 붐비는 컨센서스 트레이딩이다. AI 자본 지출은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응답자의 61%는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2026년 말까지 자본 지출 축소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하트넷은 초대형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 시작했고, 채권시장의 자금 조달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오라클(Oracle) CDS 스프레드는 9월 59bp에서 87bp까지 올라 이전 고점에 근접하고 있다. 최근 'MAGS 롱, SOX 숏' 전략의 상대 성과는 자본 지출 축소가 이미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반도체: 포지션 과밀, 기술적 압박
반도체 섹터의 기술적 형상은 이미 눈에 띄게 악화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현재 200일 이동평균선 대비 프리미엄이 33%로 좁혀졌다. 6월 3일 이 수치는 76%에 달했으며, 이는 2000년 3월 기술주 버블 정점에 버금가는 과매수 수준이었다. SOX는 고점 대비 20% 하락했고,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SOXL)는 고점 대비 55% 폭락했다.
가격이 크게 되돌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포지션 측면은 거의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트넷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주 8대 반도체 ETF에는 여전히 총 23억 달러가 순유입됐으며, 연초 이후 누적 유입액은 460억 달러로 운용자산(AUM)의 31%에 달한다. 기술 섹터 전체로는 지난 3주간 사상 최대인 488억 달러가 유입됐다. 하트넷은 이를 두고 "기관 주도의, 거침없는 모멘텀 추격 매수"라고 표현했다.
자금 흐름: 현금 유출 사상 최대, 과열 신호 뚜렷
최신 EPFR 자금 흐름 데이터는 시장 심리의 극단적 낙관론을 더욱 확증해 준다. 이번 주 주식은 558억 달러 순유입, 채권은 200억 달러 유입된 반면, 금은 5억 달러 유입에 그쳤고 암호화폐는 1억 달러 소폭 순유출을 나타냈다. 현금에서만 1,196억 달러라는 역사적 유출이 발생했으며, 이는 2026년 4월 이후 최대 규모의 주간 현금 이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투자등급 채권은 15주 연속 순유입을 이어가며 한 주간 95억 달러가 유입됐다. 신흥시장 주식은 250억 달러가 유입돼 2025년 4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기술 섹터는 한 주간 156억 달러가 유입되며 3주 누적 유입 기록을 갈아치웠다. 금융 섹터는 27억 달러가 유입돼 2026년 1월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하트넷에게 있어 이 정도 규모로 현금이 주식과 기술 섹터로 쏟아져 들어가는 현상은 바로 불-베어 지표가 극단적 수준에 도달한 배경이자, 투자자들에게 여름 동안 신중을 기하고 증액 매수보다는 비중 축소를 최우선할 것을 권고하는 핵심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