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Jae, PANews
전 세계 기술 업계의 시선이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Nvidia)의 수백억,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GPU 대규모 계약에 집중될 때, 영국 회사 등록소(Companies House)의 최신 공시는 엔비디아가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로 베팅한 사실을 드러냈다.
문서에 따르면, 엔비디아 산하 벤처캐피털 부문 NVentures가 유럽 디지털 뱅크 Revolut의 주식 141,834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 가치는 약 1억 9,600만 달러에 달한다.
엔비디아의 이번 디지털 뱅크 베팅은 반도체 분야를 넘어선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수면 아래에 가려져 있던 NVentures를 대중의 시야로 끌어올렸다. 2021년 설립된 이후 NVentures는 전통적인 기업형 벤처캐피털(CVC)과는 다른 방식으로 첨단 기술 분야를 아우르는 자본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짜 나가고 있다.
‘두 기둥’ 자본 구조: 산업 투자로 컴퓨팅 파워 패권을 공고히 하고, NVentures는 첨단 기술 분야에 선제적으로 포지셔닝한다
실리콘밸리의 자본 서사에서 외부인들은 흔히 엔비디아의 모든 대외 투자를 모회사의 의지로 단순화하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엔비디아 내부에 오래전부터 역할이 분담되고 상호 보완성이 높은 ‘두 기둥 투자 체계’가 구축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기업 개발부(Corporate Development)와 벤처캐피털 부문 NVentures가 병행하며 엔비디아의 자본 판도를 함께 구성하고 있다.
기업 개발부는 수십억 달러에서 천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지분 투자 및 산업 인수를 주도하며, 책임자는 비샬 바그와티(Vishal Bhagwati)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올해 첫 4개월 동안 이 부서가 주도한 투자만 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OpenAI에 대한 300억 달러 규모의 프레임워크 투자, Anthropic에 대한 100억 달러 투자, 일론 머스크의 xAI에 대한 20억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 등으로, 각각 업계를 뒤흔들 만한 빅딜이다.
기업 개발부의 최우선 목표는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 및 클라우드 서비스 거대 기업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미래 GPU 구매 계약을 확보하고, 엔비디아의 장기적인 기본 체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 본질은 ‘성벽 쌓기’로, 수백억 달러의 실탄을 동원해 엔비디아의 컴퓨팅 파워 패권을 구축하고 업계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는 데 있다.
NVentures는 이와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전략적 벤처캐피털로 포지셔닝하여 하드테크 분야의 초기 및 성장 단계 기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한다. NVentures는 엔비디아 부사장 겸 벤처캐피털 책임자인 모하메드 시디크(Mohamed Siddeek)가 이끌고 있으며, 그의 이력은 엔비디아의 성장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90년대 말 모건스탠리 재직 시절, 그는 젠슨 황(Jensen Huang) CEO가 엔비디아 IPO 로드쇼를 진행할 때 직접 동행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와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SoftBank Vision Fund) 등 최고의 투자 기관에서 TMT(기술, 미디어, 통신) 및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벤처캐피털 업무를 오랫동안 총괄했다.
시디크의 지휘 아래, NVentures의 활동성은 실리콘밸리 정상급 벤처캐피털에 버금간다.
2025년 중반까지 NVentures는 총 96개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그중 20개의 유니콘 기업을 배출했다. 최근 12개월 동안에만 43건의 신규 투자를 집행하여, 거래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900% 이상 폭증했다. 건당 투자 규모는 대부분 수백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 수준이며, 거래의 85% 이상이 팔로우온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NVentures는 경영권을 추구하지 않고, ‘연결’을 더 중시한다. 벤처캐피털 자금을 하나하나 투자해, 반도체 산업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첨단 기술 거점까지 엔비디아의 촉수를 뻗으며, 가벼운 태세로 수직 산업의 ‘규칙 제정자’ 자리를 선점하는 것이다.
NVentures가 배치한 5대 트랙, 컴퓨팅 생태계의 경계를 넓히다
시디크는 공개적으로 NVentures의 투자 경계는 “기본적으로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닿을 수 있는 모든 곳을 포괄한다”고 밝혔다. 이 말을 풀이하면, 미래에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 모든 곳에 미리 엔비디아의 깃발을 꽂아 두겠다는 뜻이다.
AI 인프라: CUDA의 보이지 않는 성벽 강화
CUDA 생태계의 기술적 장벽을 공고히 하는 것이 NVentures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사명이다. AI 자동화 코드 리뷰 도구 CodeRabbit은 NVentures의 투자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전사 차원에서 도입·확산되었다. 엔비디아의 Nemotron 오픈 모델을 긴밀하게 통합해 엔터프라이즈 코드 리뷰 효율을 크게 높여, CUDA 생태계 적용의 전형적인 표본이 되었다.
이 외에도 Contextual AI가 개발한 검색 증강 생성(RAG) 미들웨어는 기업이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는 전제하에 독점 데이터의 온프레미스 RAG 배포를 실현하도록 지원한다. 영상 생성 플랫폼 Synthesia, AI 음악 플랫폼 Suno, 멀티모달 세계 모델 개발사 Runway, 그리고 올해 5월에 공동 투자한 AI 추론 인프라 스타트업 Tensormesh에 이르기까지, NVentures는 기초 단계부터 응용에 이르기까지 창작 및 추론 영역의 컴퓨팅 생태계를 재구성하고 있다.
로봇공학 및 체화된 지능: AI의 물리 세계 루프 완성
Skild AI, Bedrock Robotics, Flexion Robotics 등 체화된 지능 기업들이 잇달아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면서, 로봇공학 분야에 대한 엔비디아의 야망은 단순한 하드웨어 판매를 훌쩍 뛰어넘었다.
Skild AI의 사례를 보면,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범용 로봇 기초 모델은 물리 시뮬레이션 훈련을 통해 로봇이 별도로 특정 작업에 맞춰지지 않아도 다양한 하드웨어를 조작하고 복잡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엔비디아는 컴퓨팅 파워와 Isaac, Omniverse 같은 기반 시뮬레이션 개발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는 엔비디아가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로봇의 ‘두뇌’를 정의한다는 뜻이다. 이른바 ‘유전자 이식’ 방식의 투자다. 로봇 양산 단계에서는 이미 엔비디아에 길들여져 있는 셈이다.
자율주행 트럭 Waabi, 물류 자동화 기업 Outrider에 대한 투자와 맞물려, 엔비디아는 로봇의 하드웨어 표준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바로 지금,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선제적으로 침투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헬스케어 및 디지털 바이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분야
디지털 바이오는 NVentures가 가장 많이 투자한 분야로, 전체 투자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엔비디아는 ‘AI+생물학’을 반도체에 이은 ‘차세대 트랜지스터 수준의 컴퓨팅 혁명’으로 간주하며, 대규모 모델 훈련 외에 GPU의 가장 중요한 고부가가치 컴퓨팅 활용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Abridge는 의료 임상 현장의 음성 AI 기록에 집중하여 번거로운 차트 문서화 업무로부터 의사의 생산성을 해방시킨다. Basecamp Research는 엔비디아의 BioNeMo 플랫폼을 활용해 유전공학용 EDEN 바이오 대형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Generate Biomedicines 등 신약 개발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엔비디아는 생명과학을 점진적으로 ‘코드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통적인 대규모 모델 훈련과는 또 다른 새로운 고부가가치 컴퓨팅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미래의 신약 개발이 더 이상 시험관이 아닌 GPU 시뮬레이션 컴퓨팅에 의존하게 된다면, 엔비디아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예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첨단 컴퓨팅 및 양자 기술: 포스트 실리콘 시대의 컴퓨팅 허브 선점
고전적 컴퓨팅과 양자 컴퓨팅의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차세대 슈퍼컴퓨팅의 진화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퀀텀 분야에 대한 NVentures의 투자는 강한 방어적 성격을 띤다. 프랑스 양자 컴퓨팅 스타트업 Alice & Bob, 실리콘밸리 양자 컴퓨팅 선구자 PsiQuantum이 모두 투자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양자 컴퓨팅은 단기적으로 기존 실리콘 기반 칩을 대체할 수 없지만, 특정 초대규모 과학 컴퓨팅 시나리오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엔비디아는 양자 컴퓨팅 기업에 투자하여 기존 GPU 연산과 양자 제어 시스템의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이는 미래에 비실리콘 컴퓨팅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엔비디아가 컴퓨팅 자원 오케스트레이션의 중심축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린 에너지 및 전력망 스케줄링: 컴퓨팅 파워 확장의 물리적 한계 돌파
오늘날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제약 요인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전력 공급이 하드웨어 생산 능력과 토지 자원을 대체하여 컴퓨팅 확장의 최종 병목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NVentures는 Emerald AI 등 에너지 조정 관리 플랫폼에 투자했다. Emerald AI는 엔비디아의 ‘AI 팩토리(AI Factories)’가 더 안전하고 빠르게 기존 전력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돕고, 전력 사용 피크 시간대에 현장의 에너지 저장 장치와 백업 발전기를 유연하게 가동해 고에너지 소비 컴퓨팅 클러스터를 전력망 친화적인 ‘유연 자산’으로 전환시킨다. 더불어 핵융합 연구 기업 Commonwealth Fusion, 배터리 재활용 및 에너지 저장 강자 Redwood Materials에 대한 베팅을 통해, 엔비디아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컴퓨팅 제국을 위해 직접 에너지 방어벽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Revolut에 대한 1억 9,600만 달러 투자는 NVentures가 공식적으로 핀테크 영역으로 손을 뻗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수천만 사용자와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디지털 뱅크로서, Revolut은 엔비디아의 잠재 고객일 뿐만 아니라, 그 방대한 사용자 기반과 데이터 자원은 엔비디아가 금융 분야를 탐색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다. 엔비디아가 NVentures를 통해 Revolut에 베팅한 것은 실질적으로 ‘AI+디지털 금융’ 애플리케이션 시나리오에 대한 전략적 배치라고 할 수 있다.
엔비디아 ‘풀 패키지’의 포위망: 돈만 주는 것이 아니라 ‘락인(lock-in)’까지
NVentures가 피투자 기업에게 가장 매력적인 이유는 단순한 자금이 아니라, 제공하는 ‘파워 부스팅 프리미엄’에 있다.
일반 VC는 자금을 대고 회수만을 기다리지만, NVentures는 곧바로 ‘엔비디아 풀 패키지’를 제공한다.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링 팀 연결, 개발 플랫폼에 대한 우선 통합 권한, 나아가 글로벌 유통 채널 개방까지 포함된다. CodeRabbit의 CEO는 공개적으로 “엔비디아 엔지니어들이 Nemotron 모델을 제품에 내장하는 것을 도와주었고, 곧바로 전사 차원에서 도입해 포춘 500대 기업 수준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모든 기능 부여의 기반에는 NVIDIA의 CUDA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깊이 결합되어 있다. Nemotron을 사용하든 BioNeMo를 사용하든, Isaac에서 로봇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든 Omniverse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든, 기반 컴퓨팅 아키텍처는 하나같이 NVIDIA의 기술 생태계에 고정되어 있다.
NVentures의 영향력이 산업 체인 상하류로 확장되면서, 많은 기업이 태생부터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자체 기술 스택을 구축하는 데 익숙해졌다. 향후 AMD나 Google 등 경쟁 제품이 더 높은 가성비를 제공하게 된다면, 이들 기업은 천문학적인 전환 비용과 생태계 단절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피투자 기업에게는 NVentures의 투자가 세계 최대 AI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는 입장권이지만, 동전의 다른 면은 엔비디아에 묶인다는 것이 단일 공급업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의미한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NVentures는 벤처 캐피털 자금 한 번으로 이들을 엔비디아의 전차에 단단히 용접해, 각 수직 산업에 흩어진 '생태계 노드'로 만들어 버린 셈이다.
장기적으로 이는 시장이 대안적 컴퓨팅 솔루션을 탐색할 동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독점적 시장 구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미 AI 시대의 '삽을 파는 사람'이 아닙니다. 최근 레볼루트(Revolut) 투자에서부터 최첨단 기술 산업 전반으로 펼쳐진 자본 판도까지, NVentures의 성장 궤적은 엔비디아의 지속적인 확장을 축소한 단면이자, 기술 우위를 산업 통제력으로 전환하는 주요 수단입니다.
앞으로 모든 새로운 산업의 중요한 전환점마다 NVentures의 모습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엔비디아의 그림자 같은 촉수는 자본을 먹물 삼아, 전 세계 기술 분야의 권력 지도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