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Zhou, ChainCatcher
바이낸스 해킹 사건이 발생한 뒤 CEX와 DEX의 경쟁을 둘러싼 논의가 뜨거워졌다. 그중 Hyperliquid 커뮤니티 계정인 Hyperliquid Daily는 CEX의 신뢰가 훼손될 때마다 트레이더들은 대안을 찾게 되고 DEX가 그로부터 수혜를 볼 수 있으며, Hyperliquid가 지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트윗은 곧바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사용자는 업계 전체가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기회를 틈타 홍보하는 것은 처사가 아니라고 '남의 불행에 기름 붓기'라 비판했고, 다른 사용자들은 이 계정이 Hyperliquid 공식 계정이 아니며 그 발언이 프로젝트 측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논란과 별개로, 문제 자체는 따져볼 가치가 있다.
1. 바이낸스를 떠난 자금, DEX는 얼마나 받아냈나?
11월 1일, 바이낸스는 단계적으로 출금을 재개했고 자금 유출이 곧바로 이어졌다. 바이낸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출금 재개 첫날 약 9시간 30분 동안 플랫폼 순유출은 약 36억 4,000만 달러로, 플랫폼 총자산의 약 2.1%에 해당했다.
DefiLlama 데이터에 따르면 11월 2일 바이낸스의 24시간 순유출은 한때 약 63억 달러에 달했고, 이후 점차 둔화되었다.
바이낸스를 떠난 자금의 행선지는 보통 몇 가지로, 다른 중앙화 거래소, ETF, DEX, 그리고 사용자 자신의 셀프 커스터디 지갑 등이다.
먼저 다른 CEX를 보자. DefiLlama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OKX, Bybit, Bitget 등 주요 거래소의 합산 순유입은 바이낸스 순유출의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 자금을 두고 바이낸스와 Bitget이 잇따라 고금리 예치 상품을 내놓았고, USDC 연환산 수익률은 최고 10% 이상에 이르기도 했다.
ETF의 경우, 해킹 사건 이후 두 거래일에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각각 약 6억 4,000만 달러와 4억 달러가 순유출되었다.
다음은 DEX로, 이것이 Hyperliquid Daily 트윗의 핵심 판단이기도 하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글로벌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인 Geoffrey Kendrick도 이번 사건이 거래의 DEX 이동을 가속화할 수 있으며 Uniswap이 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를 보면 Uniswap의 지난 7일 거래량은 30일 주간 평균 수준보다 약 20% 높았지만, 같은 기간 전체 시장 DEX 거래량의 증가폭도 약 20% 수준이어서 Uniswap에 별도의 자금 흡수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Hyperliquid의 상황도 비슷하다. DefiLlama 데이터에 따르면 11월 2일 Hyperliquid로의 순유입 자금은 약 1억 2,500만 달러로, 바이낸스의 같은 기간 순유출의 10분의 1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DEX 시장으로 넓혀 보면, 해킹 사건이 발생한 주의 DEX 현물 거래량 비중은 약 20.6%로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여름 고점보다는 여전히 낮다.
다른 CEX, ETF, DEX가 모두 일부분만 받아냈다면, 대부분의 자금은 어디로 갔을까?
필자가 접촉한 여러 바이낸스 사용자는 출금 재개 후 일부 자산을 BTC로 바꿔 자신의 하드웨어 지갑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바이낸스를 떠난 자금은 실제로 대부분 거래소로 태그되지 않은 주소로 흘러갔고, 그중 상당 부분은 사용자의 셀프 커스터디 지갑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DefiLlama 데이터에 따르면 해킹 사건 이후 바이낸스의 USDT 잔고 감소폭이 BTC보다 훨씬 컸다. 더 많은 자금이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곧바로 인출된 것이다.
종합하면 DEX는 이번 자금 유출의 주요 흡수처가 되지 못했다. 바이낸스를 떠난 자금은 대부분 사용자 자신의 손으로 돌아갔고, 거래소 간 이동도 제한적이었다.
2. DEX의 시장 점유율은 어떤가? 장기 상승의 동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시간을 길게 놓고 보면 DEX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상승해 왔다. 현물 시장의 경우, CoinGecko 2025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초 DEX 현물 거래량은 CEX의 약 6%에 불과했으나 2025년 11월에는 약 21%로 올라섰다.
The Block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에 들어서도 이 비율은 완만하게 상승해 올해 10월에는 약 23%를 기록했다. 그중 Uniswap은 여전히 압도적 선두로, 지난 30일 거래량이 약 640억 달러로 2위 PancakeSwap의 약 3배에 달한다.
퍼페추얼(무기한 선물) 시장의 흐름은 더욱 굴곡이 있었다. 2025년에는 Hyperliquid, Lighter 등 신규 플랫폼의 견인으로 퍼페추얼 DEX가 폭발적 성장을 맞았다. 그러나 이번 성장은 상당 부분 각 플랫폼의 포인트 인센티브에 의존했고, 지난 1년간 퍼페추얼 DEX와 CEX의 거래량 비율은 약 21%에서 약 12%로 하락했다.
그중 Hyperliquid는 예외로, 올해 10월 퍼페추얼 거래량이 약 2,450억 달러로 바이낸스의 약 14%에 해당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11%보다 높다.
현물이든 퍼페추얼이든 DEX 점유율 변화와 CEX의 보안 사고 사이에는 뚜렷한 대응 관계가 없다. 2022년 11월 FTX 붕괴 이후 DEX와 CEX의 현물 비율은 함께 상승하지 않았고, 2023년 3월 미국 규제가 강화될 때에야 10%로 돌아왔다. 이번 바이낸스 해킹 이후에도 DEX 점유율은 마찬가지로 소폭 변동에 그쳤다.
지난 2년간의 변화를 보면 DEX 점유율 상승을 밀어붙인 힘에는 적어도 세 가지 단서가 있다.
첫 번째 단서는 CEX 자체에서 나온다. 2025년 5월 바이낸스는 Binance Alpha를 출시해 사용자의 거래를 PancakeSwap으로 라우팅했다. CoinGecko 집계에 따르면 그해 6월 DEX와 CEX의 현물 비율은 37.4%의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고, PancakeSwap도 한때 Uniswap을 넘어 시장 점유율 64.5%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센티브가 잦아들면서 PancakeSwap의 8월 거래량은 전월 대비 44.7% 급감했고, Uniswap이 1위를 되찾았다.
올해 4월 PancakeSwap은 다시 Coinbase 산하 Base App에 연동되었다. 가장 큰 두 중앙화 거래소가 모두 자발적으로 사용자의 거래를 온체인으로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트래픽 유도는 단기간에 폭발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 점유율로 정착할 수 있을지는 인센티브 외의 실수요에 달려 있다.
두 번째 단서는 거래 상품이 온체인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2025년 초 Solana의 밈코인 열풍으로 DEX 현물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그 비율은 처음으로 그간 여러 해의 범위를 벗어났다. 이제 Hyperliquid는 HIP-3 메커니즘을 통해 제3자가 주식, 원자재, 외환 등 전통 자산의 퍼페추얼 계약을 배포할 수 있게 했다.
HypeBasis 집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HIP-3 시장의 포지션(미결제약정)은 약 40억 달러로 Hyperliquid 전체 포지션의 약 23%를 차지했다. 그중 주식 관련 계약 포지션이 약 25억 달러였고 그다음이 원자재와 지수였으며, 단일 계약 중 포지션이 가장 큰 것은 S&P 500 지수 퍼페추얼이었다. 이 또한 Hyperliquid가 퍼페추얼 DEX 전반의 후퇴 속에서도 역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세 번째 단서는 더 거대한 내러티브다. 크립토 블로거 Barker Intern은 금융 역사에서 위기가 닥칠 때마다 대응 방식은 더 큰 최종 보증자(backstop)를 찾는 것이었는데, Hyperliquid는 시스템 규모가 커질수록 보증자가 덜 필요하도록 만들려 한다고 본다. 이 판단에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상당 부분의 온체인 사용자가 DEX에 품는 기대를 대변한다.
이 세 가지 단서를 보면 DEX 점유율의 변화는 거래 진입 경로, 거래 상품, 시장 내러티브에서 더 많이 비롯된다.
3. DEX의 변곡점은 어디에 있을까?
앞 두 부분의 데이터를 보면 바이낸스 해킹 자체는 DEX의 변곡점이 되기 어렵다. 자금이 대규모로 온체인으로 흘러가지 않았고 DEX 점유율도 소폭 변동에 그쳤으며, 이는 FTX 붕괴 이후의 상황과 유사하다.
만약 변곡점이 존재한다면, 오히려 다른 방향에서 올 가능성이 크다.
바이낸스 해킹이 발생한 바로 그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ICE는 TradeXYZ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TradeXYZ는 Hyperliquid에서 가장 큰 HIP-3 배포 주체로, 포지션이 HIP-3 시장의 약 98%를 차지한다.
계약에 따라 양측은 미국에 Hyperliquid 기반의 거래·청산 체계를 구축해 주식, 지수, 원자재, 외환 및 암호화폐 자산의 7×24시간 퍼페추얼 계약을 제공할 계획이다. ICE가 이 시장의 독점 운영 주체를 맡고, 유통 채널에는 ICE와 OKX의 합작법인이 포함된다. 이 계획은 여전히 규제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올해 5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CME와 ICE의 고위 관계자들은 CFTC 관계자와 의회 의원들에게 Hyperliquid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원유 퍼페추얼 계약이 글로벌 원유 기준가격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이 플랫폼의 CFTC 등록을 요구했다. 다섯 달여 후 ICE는 직접 나서서 온체인 퍼페추얼 계약의 미국 내 합법적 운영 주체가 되기로 선택했다.
규제 측면에서 CFTC 의장 Michael Selig은 CNBC 인터뷰에서 바이낸스 해킹이 CFTC가 이번 달 제안한 암호화폐 시장 규제 규칙을 정확히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근원이 역외 거래소에 미국 금융시장의 보호 장치가 없다는 데 있다고 보고, 이런 플랫폼이 CFTC에 등록하고 미국의 사이버 보안 표준을 준수하도록 하는 연방 차원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온체인 거래는 추적이 가능해 오히려 규제 당국에 더 큰 집행 여지를 준다고 보았다.
이 경로가 열린다면 DEX가 마주할 것은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시장, 즉 미국 규제의 보호를 받는 리테일 사용자와 기관 자금이다. 이 변수의 영향은 어떤 CEX 보안 사고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DEX가 승자가 될까?
전통 금융이 온체인에 시장을 구축하고, 규제 당국이 온체인의 투명성을 인정하기 시작하며, CEX도 온체인에서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상황에서, 승자를 CEX냐 DEX냐로 구분하기는 이미 어려워졌을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