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Odaily 星球日报
저자|Golem
해커가 훔친 자산이 이미 온체인에서 동결되었는데도 자발적으로 반환하지 않는다면, 하드포크로 해커 주소의 잔액을 직접 조작할 필요가 있을까? 오늘 밤, Polygon이 이 질문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11월 5일 Polymarket과 바이낸스는 Polygon에 하드포크 제안을 제출했다. 내용은 Polygon PoS 메인넷 하드포크를 통해 해커 공격 주소에 있는 약 7,049만 개 POL(670만 달러 상당)을 그대로 0으로 만들고, 같은 금액의 잔액을 Polymarket과 바이낸스가 지정한 회수 주소에 그대로 기입하는 것이다. 해커의 자산은 허공에서 사라지고 Polymarket과 바이낸스의 주소에는 허공에서 자산이 하나 늘어나지만, 하나 줄고 하나 늘어 장부가 맞아떨어지므로 POL 총공급량은 변하지 않는다.
이번 제안은 거의 같은 시점에 발생한 두 건의 보안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월 30일 Polymarket 프런트엔드와 바이낸스 핫월렛이 모두 해커에게 뚫렸고, Polygon 검증자들이 신속히 대응해 Polymarket 해커 주소 4개(2,386만 개 POL 관련)와 바이낸스 해커 주소 1개(4,663만 개 POL 관련)를 각각 동결함으로써 해커의 탈취 자산 이전을 제때 막았다.
자산을 동결하는 것은 쉽지만 회수는 여전히 어렵다. Polymarket은 해커와의 협력을 모색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제안에 따르면 해커는 심지어 Polygon 검증자에게 연락해 현금 보상을 주는 조건으로 주소 동결을 해제하는 거래를 제안하기도 했다.
검증자들의 흔들림을 막기 위해 Polymarket과 바이낸스가 공동으로 이 하드포크 제안을 낸 것이다. 베이징 시간 11월 5일 22:30에 Polymarket과 바이낸스 팀이 Polygon 프로토콜 거버넌스 회의(PPGC)에서 답변에 나선다. Polygon 커뮤니티는 그때 어떤 선택을 내릴까. Polymarket과 바이낸스의 도난 자산 회수를 도와줄 것인가, 아니면 체인의 불변성과 자체 탈중앙화 신뢰를 고수할 것인가?
Polygon은 신뢰를 대가로 Polymarket과 바이낸스의 뒷수습을 해줄까?
발행 시점까지 Polygon 공식 측과 PPGC 관련 멤버, Polygon 핵심 개발자 등은 이 제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 제안이 통과될 확률은 실제로 그리 높지 않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어떤 프로젝트에 보안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관련 측이 해커가 훔친 자산을 동결하고 사용자를 공동 보호하는 것이 이미 업계의 공감대다. 그러나 프로젝트 측의 자산 회수를 돕기 위해 온체인 주소의 잔액을 직접 조작하는, 이른바 '뒷수습 대행'은 선례가 없다.
자산 동결과 키 없이 자금을 이동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전자는 중앙화된 개입을 수반하지만 여전히 기존 규칙 아래에서 특정 주소의 거래 권한을 제한하는 것으로, 자산의 실제 귀속을 바꾸지 않는다. 반면 후자는 프라이빗 키 서명이 없어도 프로토콜이 특정 주소의 잔액을 그대로 0으로 만들고 다른 주소로 넘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암호화폐 업계의 가장 기본적인 두 원칙, 즉 온체인 데이터의 불변성과 "Not your keys, not your coins"를 심각하게 위반한다.
만약 오늘 Polygon이 어떤 주소가 해커 주소로 판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거버넌스 절차를 통해 프라이빗 키 통제권을 우회해 그 안의 자산을 이전할 수 있다면, 내일 사용자의 자산도 같은 방식으로 0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블록체인의 신뢰는 규칙이 어떻게 기술되었는지에만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규칙이 깨질 수 있는지 여부에 더 크게 달려 있다. 이 선례가 한 번 만들어지면, 앞으로 다른 프로젝트들도 모두 같은 논리로 Polygon에 자사의 보안 사건을 처리해 달라고 요구할 근거를 갖게 된다.
Polymarket과 바이낸스는 제안에서 이번 조치가 Polymarket과 바이낸스 두 보안 사건과 관련된 특정 주소만을 대상으로 하며, 일상적 조치가 되어서는 안 되고, Polygon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자산 동결·회수 메커니즘을 구축한다는 의미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적 관점에서 보면, Polygon은 이들의 보안 사고 뒷수습을 해줄 의무가 없으며, 게다가 Polygon이 치르는 대가는 자사의 탈중앙화 신뢰다. 그를 위해 감수하는 위험과 실제 이익은 서로 균형이 맞지 않는다.
이번에 회수하려는 자산은 약 7,049만 개 POL, 총 가치 약 650만 달러로, Polymarket과 바이낸스라는 두 거대한 업계 참여자에게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은 아니다. 게다가 두 곳 모두 이미 자비로 사용자에게 전액 배상했다. 이번 하드포크 제안은 결국 자사의 업계 영향력이나 자원을 활용해 Polygon에 손실 일부를 만회해 달라고 요청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Polygon이 이번 하드포크를 통해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두 생태계 파트너의 자산 회수를 도와줌으로써 어느 정도 관계 유지와 양측 커뮤니티의 호감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Polygon의 네트워크 수익, 사용자 성장, 생태계 경쟁력으로 직접 전환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하드포크가 실행되는 순간, Polygon이 마주할 의문은 '그것이 여전히 신뢰할 만한 탈중앙화 네트워크인가'라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 신뢰와 이해관계의 정도를 저울질해 보면, 이번 제안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역사상의 조작 선례
역사적으로 하드포크를 통해 해커 주소의 잔액에 직접 개입해 도난 자금을 회수한 사례는 실제로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더리움의 The DAO 사건이다.
2016년 The DAO 스마트 컨트랙트가 악용되어 해커가 약 360만 ETH를 훔쳐갔고, 당시 가치는 5,000만 달러를 넘었으며 이는 당시 ETH 총공급량의 약 14%에 해당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결국 하드포크를 통해 해커 주소의 잔액을 빼내 자금을 환불 컨트랙트로 옮기고 최종적으로 투자자에게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심각한 커뮤니티 분열이었다. 반대자들은 원래 체인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고 이더리움 클래식(ETC)이 탄생했다. 이 사건은 지금도 블록체인 거버넌스의 상징적 사건이자, "Code is law"와 '사회적 합의가 네트워크에 개입할 수 있다'는 주장 사이의 고전적 논쟁 사례로 여겨진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Core Network다. 10월 31일 b14g 프로토콜을 통해 스테이킹된 약 9,700만 개 CORE가 무단으로 인출되어 해커가 통제하는 주소로 이전됐다. 11월 2일 Core Network는 하드포크 실행을 발표하고, 일회성 온체인 상태 조정을 통해 공격자가 통제하는 세 주소에서 68,146,177.22개의 CORE를 이전해 회수했는데, 이는 10월 31일 사건에서 영향을 받은 CORE의 약 70.2%에 해당한다. 회수 방식은 이번 Polymarket과 바이낸스의 Polygon 제안과 기본적으로 유사하다.
이 두 하드포크는 모두 성공했지만, 둘 다 프로젝트 측이 손실을 감당할 능력이 없고 네트워크에 대한 영향이 중대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번 Polygon이 마주한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 Polymarket과 바이낸스는 사용자 손실을 감당할 능력이 충분하며(실제로 이미 그렇게 했다), 7,049만 개 POL은 POL 유통량의 1% 미만에 불과해 해커가 전량 매도하더라도 Polygon의 코인 가격, 스테이킹, 가스비, 전체 생태계에 실질적인 충격은 거의 없다.
다만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Polymarket과 Polygon의 우호적 관계 및 바이낸스라는 대형 플랫폼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Polygon이 이들을 위해 예외적으로 장부를 고칠 가능성도 있다.
Polygon이 결국 '좋은 사람은 끝까지(好人做到底)'를 택할지, 아니면 탈중앙화 신뢰를 고수할지, 답은 오늘 밤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