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지지, SBI '쓸어담기', 로손 개방: 일본, 암호화폐 규제 프리미엄을 선점하다

한 전통적인 금융 보수 국가가 직접 길을 닦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 길이 진정한 돈으로 이어질 것임이 확실하다는 뜻이다.

7월 13일, 도쿄에서 개막한 WebX 2026에는 약 1만 5천 명이 참석했으며, 일본 현 총리가 직접 영상 메시지를 통해 ‘스타트업 총력 지원 패키지’가 자금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이시바 시게루 두 총리도 지난 WebX 행사에서 차례로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2024년 세제 및 규제 개혁이 Web3 스타트업의 길을 닦았다고 강조했고, 이시바 총리는 2025년 한 걸음 더 나아가 Web3를 ‘100년에 한 번’의 산업 혁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총리가 바뀌어도 공개 지지 행보는 변하지 않았다. 일본이 Web3에 베팅하는 것은 특정 정치인의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제도 안에 새겨진 장기 의제다.

바로 7월 13일 같은 날, 일본 금융 그룹 SBI는 더 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솔라나 재단과 공동 발표를 통해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일본의 온체인 금융 시장을 함께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SBI R3 Japan은 솔라나 재단 및 기존 주주인 SBI, 미쓰이스미토모 금융그룹과 손잡고 회사명을 ‘SBI Solana Global’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SBI Holdings의 장부에는 몇 가지 눈에 띄는 숫자가 더해졌다. Gauntlet에 1억 2,500만 달러 단독 투자, EDX Markets에 7,600만 달러 투자, Bitbank 인수 약 2억 8,900만 달러 등이다. 결과적으로 불과 한 사이클 만에 SBI는 암호화폐 분야에 5억 달러 가까운 실탄을 쏟아부은 셈이다.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 장면은 도쿄 다카나와 게이트시티에서 펼쳐졌다. 8월 초, 로손 편의점은 이 점포에서 JPYC 스테이블코인의 POS 결제를 시범 운영한다. 생수 한 병, 주먹밥 하나를 사고, 스테이블코인으로 계산하는 것. 일본이 실제 소매 현장에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러 사건들은 겉보기에는 연관성이 없지만, 한 줄로 꿰면 하나의 신호가 된다. 일본이 국가적 의지로 암호화폐 업계에 규제 준수 고속도로를 열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레이어: 라이선스, 자금, 사용처에 대한 전방위 베팅

먼저 라이선스 차원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이번 SBI의 투자는 산탄총식 자금 살포가 아니라, 인프라의 핵심 거점을 하나하나 정확히 짚은 것이다.

Gauntlet은 DeFi 리스크 관리 및 온체인 마켓 메이킹의 핵심 플레이어로, 여기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 관리 두뇌’의 주도권을 사들이는 것과 같다. EDX Markets 뒤에는 시타델, 피델리티 등 월가 거물들이 버티고 있어, 기관급 암호화폐 거래의 청산 통로 역할을 한다. Bitbank는 일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로, 직접 유입 트래픽을 확보하는 셈이다.

그리고 SBI Solana Global이라는 행보는 가장 중요한 퍼즐 조각인 기반 퍼블릭 체인을 채우는 것이다. 협약에 따르면, 이 신설 회사는 솔라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5대 사업을 추진한다. 엔화 스테이블코인 JPYSC의 발행 및 유통, 회사채 및 토큰화된 실물자산(RWA)의 구성과 유통, 국경 간 결제 인프라, 기관 투자자 대상 온체인 금융 서비스, 그리고 AI 에이전트 시대를 겨냥한 차세대 결제 인프라가 그것이다.

리스크 관리, 청산, 트래픽 입구, 퍼블릭 체인까지, 4개 축을 한 번에 꿰뚫었다. 이는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산업 가치사슬 선점이다.

다음으로 SBI가 자체 출시한 엔화 스테이블코인 JPYSC를 보자. 연 3%의 대출 서비스가 더해졌다. 이 금리는 장기간 제로금리,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였던 엔화 환경에서 그 파괴력이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일본 예금자들의 손에 잠들어 있는 현금 가운데 일부라도 이 금리에 빨려 들어간다면, 이는 말 그대로 자금의 대규모 이동이다.

로손의 POS 시범 사업은 스테이블코인을 ‘거래소 안의 숫자’에서 ‘편의점 계산대에서 긁을 수 있는 돈’으로 바꾸는 것이다. 앞선 모든 자본 전략보다 훨씬 중요하다. 결제 현장의 진입권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오프라인 소매 네트워크에 가장 먼저 까는 쪽이 일반인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게 된다.

마지막은 세제다. 일본 의회는 2028년까지 암호화폐 양도소득세를 55%에서 20%로 낮출 계획이다. 이 숫자의 의미는 직설적이다. 55% 세율에서는 개인 투자자나 기관 모두 자산을 해외에 두거나 아예 움직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20%로 낮아지면 주식이나 선물과 대등한 수준이 된다. 이는 일본 내 자금이 처음으로 국내에서 ‘차익 실현’을 할 동기를 갖게 된다는 뜻이다.

두 번째 레이어: 진입 장벽이 높을수록 먼저 들어간 사람이 더 많이 먹는다

겉보기에는 일본 정부가 창업을 지원하고, SBI가 산업 투자를 진행하며, 로손이 트렌드를 쫓는 모양새다. 하지만 진짜 곱씹어 볼 질문은 이거다. 한 국가의 규제 장벽이 단 한 번도 낮았던 적이 없다면, 누가 마지막에 웃을까?

답은 분명하다. 모든 승인 절차를 가장 먼저 통과한 자다.

일본의 암호화폐 규제는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라이선스 장벽이 높고 심사 기간도 길어, 대다수 중소업체는 신청 서류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 그러나 바로 그 높은 장벽이 대부분의 잠재적 경쟁자를 외부로 걸러내고, 소수 거대 기업들에게 거의 빈 경기장 같은 전장을 남겨 준다. SBI는 몇 년에 걸쳐 거래소, 청산 통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한꺼번에 사들인 뒤 스테이블코인 사업으로 엔화 유동성을 붙잡아 두었다. 로손과 같은 소매 네트워크가 결제 현장을 넓히기 시작하면, SBI는 라이선스 우위와 트래픽 우위를 거의 동시에 확보하며,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는 규제 준수 클로즈드 루프를 완성하게 된다.

비교해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경쟁 구도는 서클 같은 전문 발행사와 전통 금융기관이 혼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반면 일본은 ‘재벌 계열 금융그룹이 직접 뛰어드는’ 길을 택했다. 미쓰비시 UFJ, SBI 등 전통 금융기관들은 암호화폐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암호화폐 사업을 자신들의 기존 금융 체계 안에 심어 넣는다. 이는 일본의 암호화폐 인프라가 첫날부터 전통 금융의 혈통과 규제 당국의 묵시적 보증을 달고 출발한다는 뜻이다. 중소기관이 파이를 나누려면 미국이나 싱가포르보다 훨씬 높은 난이도에 직면하게 되는 이유다.

세율 인하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일반 투자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20% 세율이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일본 국내에 쌓여 있는 막대한 저축이다. 이 자금이 일부라도 암호화폐 자산으로 흘러든다면, 유동성 프리미엄을 가장 먼저 누리는 쪽은 이미 라이선스 선점을 마치고 진입 통로를 장악한 토종 플레이어들이다. 정책 완화는 돈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문 안에 이미 들어와 있는 자들이 바깥에서 밀려드는 신규 자금을 가장 먼저 받아내도록 만드는 장치다.

세 번째 레이어: 복제 가능한 모범 사례

시선을 업계 자체로 되돌려 보면, 일본의 이 조합 펀치는 관찰 가능한 제도적 표본을 제공한다. ‘고장벽 라이선스 + 재벌급 자본 + 소매 현장 시범 + 세제 혜택’이라는 4종 세트를 통해 불과 몇 달 만에 암호화폐 산업을 회색 지대에서 주류 서사로 끌어올린 한 국가의 모습이다.

이는 다른 관할권에도 직접적인 참고 가치가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스테이블코인과 암호화폐 비즈니스의 회색 지대는 상당 부분 규제 공백에 기대어 유지됐다. 일본, 홍콩, 아랍에미리트 등 지역이 집중적으로 라이선스와 세제를 정비하고 있다는 것은 ‘규제가 느슨한 곳으로 도망가던’ 차익 거래 공간이 체계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업계의 생존 논리가 ‘유격전’에서 ‘라이선스 쟁탈전’으로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일본의 이 길은 안정적이지만 더디다. SBI는 몇 년이 걸려 이 풀 라이선스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고, 로손의 시범 사업도 ‘다카나와 게이트시티 내 단 한 점포’에 불과하다. 하지만 방향은 이미 분명하다. 금융에 보수적이었던 나라가 직접 길을 닦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 길이 진짜 돈으로 이어진다는 확신이 섰다는 방증이다.

_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일 뿐, 어떠한 투자 조언도 아닙니다. 시장에는 위험이 따르므로 투자에 신중을 기하시기 바랍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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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onfl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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