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张雅琦, 월스트리트견문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석권하면서 미 증시에 격렬한 업종 로테이션이 촉발됐다.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방위산업체, 트럼프 관련 자산이 매도세를 맞은 반면 청정에너지와 의료보험 등 섹터는 크게 반등했다. 시장은 규제가 한층 엄격해지고 정책 우선순위가 이동하는 새로운 구도를 다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번 민주당의 승리 범위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의 양대 거점인 텍사스주와 조지아주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텍사스주는 30여 년 만에 첫 민주당 소속 주지사로 Gina Hinojosa를 선출했는데, 그녀의 공약은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일시적 중단령 시행을 명확히 주장하고 있어 관련 주가에 추가 악재로 작용했다. 동시에 시장이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봤던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국방예산 확대 전망도 물거품이 됐다.
이번 업종 로테이션의 핵심 논리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지난 2년간 공화당 주도 아래 이어진 규제 완화 경로가 역전된다는 점이다. AI 인프라 투자의 정책적 수혜는 재평가에 직면한 반면, 그동안 압박을 받아온 청정에너지·의료보장 섹터는 더 강력한 입법 지원을 받게 된다.
AI 데이터센터: 규제 압력이 밸류에이션 강타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
Applied Digital과 CoreWeave는 각각 8.8%, 9.5% 하락했고 Cipher Digital은 21% 폭락했다. 비트코인 채굴기에서 AI 인프라로 전환한 기업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Hut 8은 23% 가까이 급락했고 Galaxy Digital은 약 14%, MARA Holdings는 약 7% 떨어졌으며 Core Scientific과 IREN은 모두 10% 넘게 하락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붐은 올해 이미 대중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분석가들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가 건설을 실질적으로 중단시키는 입법을 통과시키기는 어렵겠지만, 청문회 개최와 조사 착수 가능성을 크게 높여 간접적으로 프로젝트 비용과 불확실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Siebert Financial의 최고투자책임자(CIO) Mark Malek은 "AI 인프라 건설은 사라지지 않고 다만 더 비싸질 뿐"이라며 "세제 혜택 축소와 전력·용수 비용 부담 확대로 수익 여력이 압축되면서 투자자들에게 마진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취약한 AI 기업은 규모가 가장 큰 자본지출 주체가 아니라, 자금 조달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연구기관 SemiAnalysis의 데이터에 따르면 텍사스주는 2028년까지 미국 신규 데이터센터 생산능력의 약 30%를 차지해 다른 어느 주보다도 비중이 크다. Clear Street의 파괴적 기술 주식 리서치 담당 상무이사 Brian Dobson은 "텍사스주의 정치 구도 변화는 추가적인 데이터센터 규제 조치를 불러올 수 있으며, 이는 기업 시민으로서 좋은 기록을 가진 기존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전력과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들도 압박을 받았다. GE Vernova는 11.5% 하락했고, 텍사스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노출도가 가장 큰 두 전력회사인 Constellation Energy와 Vistra는 각각 9.2%, 15.4% 떨어졌다.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업체: 역주행 강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약 6% 상승하며 두 종목 모두 지난해 7월 말 이후 최대 일간 상승폭을 기록했고, 구글은 4.6% 올랐다.
시장 논리는 이렇다.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 속도가 둔화되면 기존 자산의 희소 가치가 높아지는 동시에 대형 기술기업의 계속 불어나는 AI 자본지출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이들 종목에 대해 부채를 늘려 AI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수익 전망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이유로 주가를 낮게 평가해 왔다.
B. Riley Wealth의 최고 시장전략가 Art Hogan은 "하이퍼스케일 업체들은 이미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있고, 신규 건설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은 이 자산의 가치가 더 높아진다는 의미"라며 "건설 속도가 둔화되면 자본지출 속도도 함께 둔화되므로 하이퍼스케일 업체에게 확실한 긍정적 영향"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매도세에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LO:TECH 리서치 책임자 Adam McCarthy는 트럼프 행정부가 일관되게 AI 발전을 강력히 지지해 왔다며 데이터센터 관련주의 급락은 과잉 반응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미 건설돼 전환 개조를 마친 채굴기 인프라는 오히려 규제가 강화되는 환경에서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 관련 자산: 정치적 리스크 프리미엄 부각
스페이스X 주가는 3.5% 하락해 8월 중순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테슬라는 3.3% 하락했다.
XTB 리서치 디렉터 Kathleen Brooks는 이번 선거 결과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잠재적 합병 계획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의회가 합병을 저지할 수는 없지만 심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지연시킬 수는 있다. 머스크는 공화당을 위해 수억 달러의 선거자금을 쏟아부었는데, 이제 그의 정치적 반대 세력이 의회 통제권을 되찾았으므로 머스크 관련 주식은 계속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트럼프 관련 암호화폐 자산 일제 하락
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가 공동 창업한 World Liberty Financial의 WLFI 토큰은 지난 24시간 약 7% 하락했고, 그의 이름을 딴 밈코인은 약 17% 떨어졌다.
World Liberty Financial 대변인 David Wachsman은 이 회사가 "설립 이래 항상 적용 가능한 모든 미국 법률과 규정을 준수해 왔다"며 "의회가 달러 보편화 확대에 힘쓰는 적법한 기업을 근거 없이 겨냥한다면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자산 리서치 뉴스레터 《Crypto is Macro Now》의 작성자 Noelle Acheson은 이번 하락이 "관련 자산의 후광이 사그라든 점과 잠재적 조사나 사법적 추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함께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미디어앤테크놀로지 그룹 주가는 장중 한때 17% 급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DJTU는 32% 하락했다.
방위산업체: 예산 확대 전망 좌절
방위산업 섹터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노스롭 그루먼(Northrop Grumman)은 3.7% 떨어졌고 RTX,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L3Harris는 모두 3~6% 하락했다.
그동안 시장은 트럼프가 제안한 1조5,000억 달러 국방예산이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민주당이 의회를 이어받으면서 이 경로에 변화가 생겼다.
eToro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Lale Akoner는 "힘겨운 부채한도 협상이 지출 확대를 지연시킬 수 있으며, 신규 정부 계약에 더 의존하는 기업은 계약 기반이 탄탄한 기업보다 더 큰 위험에 직면한다. 진짜 위험은 지출 증가 속도가 예상을 밑돌아 가격 조정을 촉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정에너지: 정책 기대가 이끈 반등
청정에너지 섹터가 일제히 상승했다.
First Solar는 8.4%, 가정용 태양광 설치업체 Sunrun은 6.9%, 인버터 제조사 Enphase Energy는 8.8%, 청정에너지 개발사 NextEra Energy는 4.6% 올랐다. 유럽 시장도 동반 반응해 덴마크의 Vestas는 2.9%, Orsted는 4.6%, 포르투갈 EDP Renewables는 2.8%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청정에너지에 더 강력한 연방 정책 지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배출가스 규제를 뒤집으려는 움직임에 대한 저항을 키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의회 검토법》을 활용해 내연기관차 판매 제한 완화 관련 규정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
Invesco EMEA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Paul Jackson은 "유가와 가스 가격이 오를수록 청정에너지를 확대할 경제적 유인이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
의료주 상승·민영 교도소주 하락: 정책 방향이 주가 결정
의료 섹터는 정책 기대가 전환되면서 수혜를 봤다. 병원 운영업체 HCA Healthcare와 Universal Health Services는 각각 8.5%, 6.8% 올랐고, 보험사 Centene과 Molina Healthcare는 각각 7.3%, 6.3% 상승했다.
모건스탠리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의회가 민주당의 의료 정책 우선순위를 추진할 더 큰 공간을 제공할 것이며, 《저렴한 의료보험법(ACA)》 강화 보조금 복원이나 공화당의 메디케이드 삭감 조치 가운데 근로 요건 규정의 되돌리기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대통령 선거 주기 전에 실질적인 의료 정책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보지만, 선거 결과가 정책 서사의 방향을 바꿀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민영 교도소 운영업체들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GEO Group과 CoreCivic은 각각 3.8%, 2.1% 하락했다. 두 종목은 트럼프가 2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크게 올랐는데, 그의 강경한 이민 정책이 구금시설 수요 증가 기대를 계속 키워왔으나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이 논리가 역전될 위기에 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