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Zen, PANews
연간 매출 7억 700만 달러를 올린 회사가 1년에 얼마나 쓸 수 있을까? IREN이 내놓은 답은 최소 47억 달러다.
8월 27일, 비트코인 채굴 기업에서 AI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한 IREN이 2026 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했다. 연간 매출은 7억 700만 달러로 증가했지만, 투자 활동으로 인한 순현금 유출은 47억 2,300만 달러에 달해 전 회계연도의 3배 이상이었다.
이미 지출한 47억 달러 외에도 6월 30일 기준 IREN의 장부에는 138억 1,000만 달러 규모의 자본 지출 약정이 남아 있는데, 주로 AI 하드웨어와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된 것이다. 1년 전만 해도 이 숫자는 3억 6,900만 달러에 불과했다.
GPU 외에도 IREN은 데이터센터 개발사 Nostrum을 1억 4,800만 달러에 인수했고,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Mirantis를 약 5억 4,400만 달러의 거래 대가로 사들였다. 올해 6월에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유니폼에 자사 이름을 새겼는데, 협력 비용은 연평균 5,000만 달러를 넘는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에서 AI 클라우드로—IREN은 분명 점진적인 전환을 할 생각이 없다. 자본으로 시간을 사서, 컴퓨팅 파워의 기회 창이 좁아지기 전에 정체성 전환을 끝내려는 것이다.
GPU는 아직 본전도 못 뽑았는데, 다음 세대는 이미 오고 있다
IREN의 AI 도박에서 가장 먼저 막대한 자본을 삼킨 것은 단연 GPU다.
2025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5년 97억 달러 AI 클라우드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IREN은 델과 약 58억 달러 규모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주로 NVIDIA GB300 NVL72 시스템과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및 기타 부대 장비를 구매하는 내용이다. 이 컴퓨팅 파워는 텍사스 주 칠드레스 캠퍼스의 Horizon 1~4에 배치되며 총 IT 부하는 200MW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계약에 따라 각 배치분에 대해 20%의 선급금을 지불한다.
이번 구매가 아직 전부 완료되지도 않았는데, IREN은 이미 다음 물량 확보에 나섰다.
올해 3월에는 NVIDIA B300 GPU 5만 장 이상을 한 번에 주문했다. 캐나다 매켄지와 미국 칠드레스에 배치할 계획으로, 두 건의 델 주문은 각각 약 23억 달러와 12억 달러, 합계 35억 달러다.
5월에는 엔비디아가 IREN의 대형 고객이 됐다. 양사는 5년 34억 달러 규모의 AI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했고, 최대 5GW 규모의 AI 인프라를 둘러싼 협력도 함께 진행한다. 이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IREN은 곧이어 델과 약 16억 달러 규모의 Blackwell 시스템 주문 계약을 맺었다. 엔비디아는 향후 5년간 주당 70달러에 IREN 주식 최대 3,000만 주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는데, 이에 해당하는 잠재 투자 금액은 최대 21억 달러다. 게다가 이 권리의 행사는 IREN이 실제로 배치하는 GPU 규모와 연동된다.
위의 공개된 세 건의 델 구매 계약만 해도 명목 금액이 약 109억 달러에 달한다. 물론 IREN의 막대한 GPU 구매는 ‘한 번에 전액 지불’할 수 있는 자본 지출이 아니며, 상당 부분은 이미 공시된 자본 지출 약정에 포함돼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이미 설치됐거나 주문된 제품은 NVIDIA H100, H200, B200, B300, GB300은 물론 AMD MI350X까지 아우르며, 최신 구매 계획은 차세대 Vera Rubin 아키텍처의 VR200까지 확장됐다. Hopper는 여전히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Blackwell은 대규모 배치가 진행 중이며, Blackwell Ultra는 아직 완전히 깔리지도 않았는데, IREN은 이미 Rubin을 위한 예산과 인프라를 마련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이전 세대 GPU의 감가상각이 끝나지 않았거나 심지어 아직 전부 수익을 내지도 못한 상황에서, 다음 자본 지출이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다.
AI 클라우드의 핵심 자산은 교체 속도가 매우 빠른 컴퓨팅 장비이기 때문이다. 차세대 GPU는 대체로 더 높은 연산 능력, 메모리 용량, 에너지 효율을 의미하며, 단위 컴퓨팅 파워당 비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쟁사가 더 새로운 하드웨어를 먼저 배치하면, 구형 GPU가 받을 수 있는 임대 가격과 고객 매력도는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
IREN 역시 이러한 기술 세대 교체를 명시적인 위험으로 꼽고 있다. GPU, 네트워크, 스토리지, 클러스터 아키텍처, 소프트웨어가 계속 빠르게 진화하면서 기존 장비는 신기술의 등장으로 노후화가 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IREN이 이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그 순간부터, 사실상 지속적인 하드웨어 군비 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이미 구매한 GPU가 가능한 한 빨리 충분한 현금 흐름을 만들도록 하면서도, 동시에 차세대 하드웨어를 위한 새 자금을 계속 준비해야 한다. 이는 IREN의 확장 논리를 더욱 공격적으로 만들었다.
GPU를 산 뒤, IREN은 소프트웨어와 브랜드까지 사들였다
땅, 전력, 데이터센터, GPU만으로는 진정한 경쟁력을 갖춘 AI 클라우드 기업이 되기에 부족하다. 그래서 IREN은 계속해서 주문을 넣었다.
6월, IREN은 스페인 데이터센터 개발사 Nostrum을 약 1억 4,8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이 중 약 9,480만 달러는 현금으로 지급했다. Nostrum이 가져온 것은 기존 AI 고객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개발·설계·시공 팀, 그리고 IREN이 유럽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현지 개발 역량이었다.
8월에는 Mirantis 인수를 마무리했다. 거래 대가는 약 5억 4,400만 달러로, 대부분은 IREN 주식 발행으로 지급했고 약 4,000만 달러의 현금과 제한부 주식 등 기타 대가도 포함됐다.
Mirantis는 쿠버네티스, 클라우드 인프라, 엔터프라이즈급 클라우드 서비스를 오랫동안 운영해 왔다. IREN이 인수로 얻은 것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제품 하나가 아니라, GPU 클러스터 관리, 고객 환경 배포, AI 워크로드 오케스트레이션, 리소스 사용률 모니터링, 엔터프라이즈 지원을 제공하는 능력이다. IREN은 최신 10-K에서 자사의 AI 클라우드를 Data Centers, Compute, Software의 3개 층위로 직접 나누기까지 했다. Mirantis가 메운 것이 바로 마지막 조각이다.
IREN의 원래 자산은 전력, 토지, 채굴장뿐이었지만, 이후 데이터센터, GPU, 네트워크, 스토리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와 기업 서비스까지 계속 쌓아 올렸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을 수직 계열화된 AI 클라우드 기업으로 한 조각씩 다시 짜 맞추고 있는 것이다.
위의 큰 지출들이 그나마 납득할 만한 범위라면, 외부와 IREN 주주들이 정말 이해하지 못한 것은 NBA 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쓴 지출이다.
6월 25일, IREN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다년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2026-27 시즌부터 IREN은 공식 AI 클라우드 파트너가 되는 동시에 라쿠텐을 대신해 워리어스의 유니폼 스폰서가 된다. 브랜드 로고가 커리의 왼쪽 가슴에 직접 들어간다. 또한 협력 범위에는 WNBA의 골든스테이트 발키리스, G리그의 샌타크루즈 워리어스, 그리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홈구장 체이스 센터도 포함된다.
Sportico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이 계약은 연평균 가치가 5,000만 달러를 넘어 북미 프로스포츠 팀 스폰서십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IREN의 2026 회계연도 전체 마케팅 비용은 2,027만 달러에 불과했고, 직전 회계연도에는 고작 288만 달러였다. 워리어스 한 건의 연간 지출만으로도 IREN의 기존 연간 마케팅 비용의 두 배를 넘을 수 있다.
일부 투자자는 이 계약을 IREN의 지속적인 ATM 자금 조달, 전환사채 발행과 연결 지으며, 아직 대규모 자본 확장 단계에 있는 회사가 왜 이렇게 비싼 스포츠 마케팅 비용을 지불해야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프로스포츠 스폰서십은 스포츠 의류, 자동차, 음료, 가전, 금융 서비스처럼 방대한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기업들이 주로 사용한다. 유니폼 광고 하나가 브랜드 인지도, 나아가 소비 결정으로 직접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IREN은 To C 브랜드가 아니다. 고객군은 극히 소수인 일부 AI 연구소와 테크 기업의 최고위 의사결정자들이다. 이 때문에 연 5,000만 달러가 넘는 스폰서십은 더욱 공격적으로 보인다. IREN은 대중 브랜드 노출 값을 지불하면서, 정작 도달해야 할 대상은 고도로 집중된 B2B 고객군인 셈이다. 이 지출이 1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계획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이런 자본 배분은 좀처럼 ‘절약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IREN의 속셈은 따로 있다. 진짜 사려는 것이 수천만 일반 NBA 시청자의 브랜드 인지도가 아니라, 워리어스 뒤에 있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의 관심일 수 있다는 것이다. IREN은 베이 에어리어에 수많은 AI 스타트업, 기술 인재, 잠재 고객이 모여 있으며, 워리어스가 이들의 시야에 빠르게 들어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IREN의 최신 10-K에도 ‘글로벌 브랜드 구축’이 공식 전략으로 명시됐다. 여기에는 고객 확보와 테크 파트너와의 관계 강화를 위한 스폰서십, 업계 행사, 마케팅이 포함된다.
그 이면에는 IREN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낳은 아주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과거 비트코인을 채굴할 때는 영업이 거의 필요 없었지만, AI 클라우드는 다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외의 AI 연구소, 스타트업, 기업들과 직접 계약을 논의해야 하고, 이들 기업의 의사결정자에게 클러스터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납득시켜야 하며, 구매 부서가 가격과 서비스 조건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게다가 AWS, Azure, Google Cloud, CoreWeave와 다수의 신생 클라우드 사업자가 이미 존재하는 시장에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IREN은 지금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문제에까지 돈을 쏟아붓고 있다. 다만 소비재 브랜드 방식으로 노출을 사는 것이 연 5,0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천금을 주고 말의 뼈를 산다(인재를 얻기 위해 큰 투자를 한다)’는 전략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IREN은 어떻게 감히 이렇게 돈을 태울 수 있을까?
IREN의 연이은 초대형 투자를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돈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2026 회계연도에 IREN의 순손실은 7억 300만 달러에 달했다.
실제로 IREN의 확장을 진정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더 공격적인 자본 구조다. 먼저 미래 수익을 확보한 뒤, 그 미래 수익을 오늘 GPU를 살 수 있는 돈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 중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IREN의 협력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양측의 97억 달러 계약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각 배치의 컴퓨팅 파워에 대해 계약 금액의 20%를 선지급하도록 요구했다. 이 돈은 먼저 IREN 계좌로 들어갔지만, GPU가 실제로 인도되고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에는 당기 수익으로 인식할 수 없어 이연 수익으로만 잡혔다.
이것이 IREN이 2026 회계연도에 7억 3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21억 달러의 영업 현금 순유입을 창출한 이유이기도 하다. AI Cloud 고객 선수금으로 이연 수익이 약 18억 4,200만 달러 증가했다. 또한 회사는 그해 약 6억 3,900만 달러의 자산 손상, 4억 1,800만 달러의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 비용도 있었는데, 이는 이익을 끌어내렸지만 당기에 같은 규모의 현금 유출을 만들지는 않았다. 간단히 말해, IREN이 아직 손익계산서에서 벌지 못한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이미 은행 계좌에 미리 들어와 있는 셈이다.
영업 수익 외에 더 많은 부분은 금융기관에서 나온 돈이다. IREN은 최신 실적 보고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프로젝트에 대해 이미 36억 달러의 투자등급 GPU 금융 조달을 받았으며 가중 비용은 약 6%라고 공개했다. 고객 선수금과 금융 조달을 합치면 관련 GPU 자본 지출의 약 96%를 충당할 수 있다.
다른 AI 고객을 대상으로도 회사는 28억 달러의 GPU 금융 조달을 받았는데, 이 중 24억 달러는 Blue Owl과 PIMCO 관련 투자자들이 주도했으며 고정 금리 9%로 Mackenzie 프로젝트 관련 GPU 자본 지출의 약 90%를 충당할 수 있다. 동시에 IREN은 최근 고객이 지급한 선수금이 일반적으로 해당 GPU 자본 지출의 45%에서 55%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를 보면 IREN 자본 게임의 가장 핵심적인 고리는 GPU와 그 뒤에 있는 장기 컴퓨팅 계약 자체가 금융 조달이 가능한 자산이 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금융기관은 구체적인 NVIDIA GPU, 구체적인 데이터센터, 그리고 Microsoft 등 고객의 향후 3~5년 계약 현금흐름을 보았다. 이렇게 되면 IREN은 한 묶음의 설비를 중심으로 별도의 금융 구조를 짤 수 있게 되며, 반드시 자사 이익과 현금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로써 하나의 자본 플라이휠이 형성된다. 고객이 먼저 계약을 맺고 선수금을 제공하면, IREN은 계약을 바탕으로 GPU를 구매하고, 금융기관은 다시 GPU와 계약을 중심으로 금융을 제공하며, GPU가 가동된 뒤 장기 임대 및 Cloud 수익이 발생하고, 새로운 계약이 다음 구매를 뒷받침한다.
또한 IREN은 지난 1년간 보통주, 전환사채 및 기타 금융 수단을 대량으로 사용했으며, 6월 말 기준 회사 부채 원금은 이전 회계연도의 9억 9,000만 달러에서 약 77억 1,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10-K 보고서에도 향후 확장은 계속해서 고객 선수금, GPU 자산 금융, 설비 금융, 전환사채 및 주식에 의존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IREN이 자본시장과 금융기관으로부터 계속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이유는, 신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기 AI 계약을 이미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8월 말 기준으로 회사는 현금, 확약된 GPU 금융 조달, 고객 선수금을 합쳐 약 14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동시에 2026년 용량은 사실상 완판됐으며, 체결된 계약은 약 40억 달러의 연 환산 계약 수익(Contracted ARR)에 해당하고, 이 중 이미 가동된 용량은 약 10억 달러 ARR에 해당한다. 여기서 말하는 40억 달러는 물론 이미 확정된 회계상 수익은 아니지만, IREN이 현재 최소한 계속되는 금융 조달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장기 계약 묶음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IREN이 실제로 하는 일은 고객의 향후 몇 년간 수익 약속을 이용해 금융기관과 자본시장에서 오늘 수십억 달러를 끌어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IREN이 그렇게 공격적으로 돈을 쓸 수 있는 근거다.
IREN이 진짜 건 도박은 시간의 창이다
IREN의 금융 조달 논리를 설명하고 나면, 지난 1년간 거의 공격적이라 할 만한 자본 지출에는 마지막 질문 하나만 남는다. 왜 반드시 이렇게 빨라야 하는가?
지금 가장 희소한 AI 인프라 자원은 GPU만이 아니다. 이미 연결된 대규모 전력, 빠르게 착공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부지, 그리고 고객이 요구했을 때 신속하게 인도할 수 있는 최신 컴퓨팅 파워 역시 AI Cloud 회사가 수주를 받을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IREN은 비트코인 채굴 시대부터 물려받은 것 중 단기간에 복제하기 가장 어려운 두 가지, 즉 전력과 데이터센터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선점 우위에 뚜렷한 시한이 있다는 점이다. 한편으로 Microsoft, Meta, Google, 그리고 CoreWeave, Nebius, Crusoe 같은 회사들이 모두 새로운 AI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건설하고 있으며, 더 많은 전력 자원이 새로 개발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GPU 공급도 계속 확대되고 있고, 하드웨어 자체도 모든 플레이어의 속도를 강제하고 있다. AI Cloud 회사 입장에서는 자사 GPU가 계속 감가상각되는 동안, 경쟁사는 이미 성능과 에너지 효율이 더 높은 차세대 제품을 인도하기 시작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채굴 기업이 한때 누렸던 희소성 프리미엄은 머지않아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IREN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time-to-compute가 바로 이 경쟁의 핵심이다. 고객이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할 때, 누가 가장 빨리 전력과 데이터센터, GPU를 실제로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클러스터로 조합하느냐에 따라 향후 몇 년간의 계약을 먼저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이 IREN이 지금 자본으로 시간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전환이 그토록 급박해 보이는 것은 IREN이 자신에게 남은 시간도 많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가 치르고 있는 대가를 보면, 경영진은 분명히 이미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IREN의 2026 회계연도 매출 중 여전히 5억 7,800만 달러가 비트코인 채굴에서 나왔고, AI Cloud 매출은 1억 2,9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즉 연간 매출 구조로 보면 채굴이 여전히 회사의 주요 현금 공급원이다. 하지만 4분기에는 두 곡선이 처음으로 교차했다. AI Cloud 분기 매출이 7,050만 달러에 도달했고, 비트코인 채굴은 6,670만 달러로 줄었다.
동시에 IREN은 장부 가치가 남아 있는 채굴 자산을 대거 능동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2026 회계연도에 회사는 약 6억 3,900만 달러의 자산 손상을 인식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비트코인 채굴기와 AI 전환을 위해 조기 퇴출한 데이터센터 설비에서 나왔다. IREN은 심지어 2026년 12월 31일까지 기존 데이터센터의 비트코인 채굴에서 AI Cloud로의 전환을 기본적으로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IREN의 도박은 더욱 분명해진다. 실제로 이 회사는 동시에 세 가지 속도에 베팅하고 있다. AI 컴퓨팅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새 공급을 흡수할 만큼 충분히 빠르게 성장하는가, GPU가 현금을 창출하는 속도가 자체 감가상각과 금융 비용을 앞지를 만큼 빠른가, IREN이 사업 전환을 완료하는 속도가 채굴 기업이 가진 전력 우위를 다른 AI 인프라 회사들이 따라잡기 전에 한 자리를 차지할 만큼 빠른가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가장 큰 위험과 가장 큰 기회는 모두 속도에서 나온다. 전환을 빨리 완수할수록 오늘의 막대한 자본 지출이 미래 수익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진다. 일단 속도가 느려지면 GPU 감가상각, 금융 비용, 새로운 경쟁자도 같은 속도로 따라잡을 것이다.
IREN 경영진은 한 가지를 확신하고 있다. AI 인프라의 테이블은 빠르게 차고 있으며, 지금 돈을 쓰지 않으면 미래에는 돈을 쓸 기회조차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