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Nancy, PANews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은 화제의 프로젝트 중 하나다. ICE가 협력의 손을 내밀고,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가 합류하면서 하이퍼리퀴드는 미국 기관급 금융 인프라 무대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으며, 시장은 이 무기한 선물 DEX(Perp DEX) 선두주자에 대해 더 많은 상상력을 갖게 됐다.
일련의 호재에 힘입어 HYPE는 한때 강하게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그러나 짧은 상승세는 이어지지 않았고, HYPE는 이후 방향을 돌려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약세 외에도 앞서 나온 호재의 소진, 대형 보유자의 차익 실현, 시장 경쟁 압력, 그리고 팀 토큰 언락에 따른 매도 물량 우려 등이 모두 가격 조정을 이끈 주요 요인이다.
창업자 Jeff, 정장을 입다…하이퍼리퀴드, 월가로 들어가다
얼마 전 하이퍼리퀴드 창업자 Jeff는 미국 워싱턴에서 정책 입안자들을 만나러 갈 때, 이 정치 중심지의 복장 관례에 맞춰 어두운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맸다. 평소 거의 항상 티셔츠와 후드티, 반바지 차림이 일상이던, 평소처럼 조용하고 낮은 프로필을 유지해온 이 암호화폐 거물에 대해, Colossus는 심층 보도에서 Jeff의 미니멀한 생활상을 공개하며 그가 Lululemon 반바지 15벌과 티셔츠 10벌을 보유하고 평소 세 가지 색만 번갈아 입는다고 전했다.
티셔츠와 반바지에서 정장과 넥타이로, 변한 것은 Jeff의 옷차림만이 아니다. 그가 직접 세운 하이퍼리퀴드 역시 정체성 전환을 겪고 있다. 한때 월가에 도전장을 던졌던 암호화폐 네이티브 플랫폼은 이제 한 걸음씩 전통 금융의 시야로 들어가고 있으며, 심지어 과거의 경쟁자로부터 관심과 수용을 얻기 시작했다.
올해 초 하이퍼리퀴드는 온체인 무기한 선물 거래로 전통 금융 시장의 거래 장벽을 허물고 월가의 오랜 거래 규칙과 업계 해자에 도전했으며, 한때 전통 금융 세력의 불만과 저항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만에 국면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달간 하이퍼리퀴드는 암호화폐 업계의 스타 프로젝트에서 더 넓은 주류 금융 무대로 점차 나아가고 있다.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이름을 언급한 것에서부터,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생애 첫 트윗을 올려 지지 의사를 밝히고 머스크가 관련 소식을 리트윗한 것, 그리고 전통 금융 거대 기업 ICE가 생태계 프로젝트 Trade.xyz에 투자한 것까지.
한편 소음과 투기로 가득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 11명에 불과한 팀은 이미 상당한 규모의 수익화 경로를 구축했고, 실제 프로토콜 수익으로 토큰 바이백을 뒷받침하고 있다.
Hyper Screener 데이터에 따르면 11월 6일 기준 하이퍼리퀴드의 누적 프로토콜 수익은 12억3000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 중 약 12억 달러가 토큰 바이백에 사용돼 비중이 97.5%에 달했다. 최근 실적을 보면 수익성 역시 만만치 않다. DeFiLlama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0일 동안 하이퍼리퀴드의 수익은 6888만 달러로 전체 네트워크에서 3위를 기록했으며, 두 대형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Tether)와 서클(Circle)에 이은 순위다.
월가가 가져다주는 상상력에 지속적으로 창출되는 프로토콜 수익과 대규모 토큰 바이백이 더해지면서 시장의 하이퍼리퀴드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높아졌고, HYPE도 이에 힘입어 강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9월 하순 HYPE는 한때 97.9달러를 터치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조정을 겪었지만 10월 말 다시 강하게 상승해 가격이 97달러에 근접, 전고점과 불과 한 걸음 차이였다. 강세장의 뒷받침이 없어도 HYPE는 여러 차례 사상 최고치에 도전하며 독자적인 흐름을 만들어낸 소수 암호화폐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됐다.
바이백도 매도 압력 못 막아…HYPE는 왜 더 오르지 못하나?
미국 규제 환경의 개선, 월가의 적극적인 포용, 그리고 강력한 수익성은 HYPE에 지속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했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짧게 급등한 뒤 HYPE는 방향을 돌려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30일 고점 이후 HYPE의 하락폭은 19.6%에 달했다.
바이낸스 해킹 사건과 미국 중간선거 '블루 쓰나미'가 촉발한 AI 주식 투매 같은 외부 충격을 제외하고도, HYPE 자체적으로도 최근 여러 압력에 직면해 있다.
· 호재 소진, 대형 보유자와 고래의 집중 차익 실현
HYPE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일부 자금이 이익을 확정하기 시작했고, 특히 초기 진입한 대형 보유자와 고래들이 그랬다.
Santiment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30일 하루 동안 4개 고래 지갑이 모두 HYPE 롱 포지션을 청산해 합계 약 50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 그중 규모가 가장 큰 지갑은 5월 하순부터 HYPE를 꾸준히 매집해왔다. Lookonchain 모니터링에 따르면 10월 31일 두 주소가 합계 약 121만 개 HYPE를 매도해 2650만 달러 이상의 이익을 냈다. 대형 보유자 Yeti0x도 최근 249만 달러어치 KHYPE를 HYPE로 교환한 뒤 매도를 시작했다.
동시에 여러 기관의 대규모 HYPE 자금 이동도 시장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온체인 분석가 Ai姨의 추적에 따르면 10월 30일부터 a16z는 누적 23만3000개 HYPE(2060만 달러 이상 상당)를 이동시켰다. Onchain Lens 모니터링에 따르면 FalconX는 사흘간 누적 35만 개 HYPE(약 3057만 달러 상당)를 Coinbase로 이체했다. 온체인 분석가 MLM 모니터링에 따르면 Paradigm은 최근 15개 서로 다른 지갑을 통해 255만 개 HYPE(약 2억2400만 달러 상당)의 스테이킹을 해제했는데, Paradigm이 몇 주 전에도 유사한 대규모 언스테이킹을 진행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지갑 정리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Galaxy Digital의 장외거래 부서는 최근 4만7000개 HYPE(약 406만 달러 상당)를 OKX에 입금해 잠재적 매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국 HYPE 현물 ETF도 지속적으로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SoSoValue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0월부터 현재까지 HYPE 현물 ETF의 순유출 규모는 4214만 달러에 달했다.
· 팀 토큰 분배, 시장은 잠재적 공급 압박 우려
차익 실현 물량이 만드는 단기 매도 압력 외에 팀 토큰 분배도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지난달 하이퍼리퀴드 측은 18만 개 HYPE를 언락해 2026년 11월 6일 팀 멤버에게 정식 분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조치로 잠재적 신규 공급에 대한 시장 우려가 촉발됐다.
다만 규모 면에서 이번에 분배되는 18만 개 HYPE는 현재 약 2억3900만 개 유통 공급량의 0.075%에 불과해 비중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또한 팀이 OTC(장외거래)로 특정 기관에 직접 매각하는 방식은 공개 오더북을 통한 직접적인 매도 압력과 가격 슬리피지를 피할 수 있다.
· 협력 호재 아직 실현 안 돼, 기관 서사는 실행 검증 단계
외부 협력 진전의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시장 기대를 약화시켰다.
ICE가 Trade.xyz와 협력해 하이퍼리퀴드 기반 무기한 선물을 미국 시장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기관은 관련 협력 공고를 삭제해 양측 협력에 변화가 생긴 것인지에 대한 시장의 추측과 짧은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ICE는 공고를 다시 게시하며 문구를 조정하고, 이번 협력이 '도입 계획'이며 '규제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하이퍼리퀴드가 미국 시장을 여는 이야기가 실제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CFTC의 승인 진행에 달려 있으며, 단기간에 실제 사용자 증가와 수익 증분으로 전환되기는 어렵다.
· 더 많은 플레이어 '라이선스' 갖고 진입, 하이퍼리퀴드는 새 경쟁에 직면
미국 규제 환경의 개선이 하이퍼리퀴드만 시장 호재를 독차지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규제 프레임워크가 점차 명확해지면서 더 많은 거래 플랫폼도 발 빠르게 포석을 깔기 시작했다.
최근 CFTC는 미국 주식 개별 종목 무기한 선물 거래를 허용한다고 발표했고, Kalshi, Coinbase Derivatives, Kraken, Crypto.com이 첫 명단에 포함됐다. 이는 하이퍼리퀴드가 향후 미국 시장에서 더 직접적인 경쟁에 직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경쟁자들이 진입하는 동시에 하이퍼리퀴드 생태계도 미국 시장의 규제 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HYPE 재무회사(treasury company)인 Hyperliquid Strategies의 자회사 HypeStrat Markets는 최근 CFTC 선물위탁상(FCM) 등록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승인되면 이 FCM은 HIP-3 프레임워크에서 배포된 허가제 시장에 대해 미국 고객 계좌를 수용할 수 있게 돼, 하이퍼리퀴드 생태계가 규제 프레임워크 안에서 미국 고객에게 무기한 선물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 중간선거 후 의회 '판이 바뀌어', 정책 지원 불확실성
Jeff가 최근 워싱턴을 찾은 것은 하이퍼리퀴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기 위해서였지만, 워싱턴의 정치적 풍향 변화는 하이퍼리퀴드의 미국 시장 확장에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간선거 이전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비친 암호화폐 친화적 정책 신호, CFTC의 무기한 선물 관련 거래 프레임워크 개방, ICE와 Trade.xyz의 협력 계획이 모두 하이퍼리퀴드의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를 뒷받침했다. Jeff가 이 시점에 직접 워싱턴을 찾은 것도 프로젝트가 정책 소통 채널을 더욱 열어가려는 신호로 해석됐다.
그러나 시점상 이번 방문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정치 구도 변화와 맞물렸다. 11월 3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의 통제권을 모두 확보하고 공화당은 양원 다수당 지위를 잃었다. 의회 통제권이 넘어가면서 관련 암호화폐 입법과 규제 프레임워크의 추진 속도, 그리고 DeFi, 고배율 파생상품, 투자자 보호 문제에 대한 의회의 관심 방향에 새로운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트럼프는 계속 집권하지만 향후 2년간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를 상대해야 해 입법 의제와 정책 추진 공간이 더 제약받을 수 있다. 하이퍼리퀴드 입장에서는 이 변화가 시장의 미국 확장 전망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주목할 점은 블룸버그통신 보도에서 Jeff가 하이퍼리퀴드는 인터넷이나 리눅스에 더 가깝고, 중요한 것은 중립적인 기반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보도는 또 시사하는 바가 큰 디테일을 전했다. 촬영 기간 하이퍼리퀴드 팀은 인터뷰 배경에 현직 또는 전직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가 나오지 않도록 특별히 요청했다. 어쩌면 하이퍼리퀴드가 외부에 전하려는 신호는 특정 정부의 정치적 지지가 아니라, 서로 다른 정치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인프라 지위를 확보하려 한다는 것일 수 있다.
Jeff가 보기에 하이퍼리퀴드는 처음부터 더 효율적인 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전체 금융 시스템을 담아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주식과 파생상품, 나아가 더 많은 금융 활동이 궁극적으로 이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거래 플랫폼을 짓는 것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전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으로 본다." Jeff는 최근 인터뷰에서 하이퍼리퀴드의 비전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들은 당시 존재하던 블록체인들을 검토했지만, 중대한 타협을 하지 않고서 글로벌 금융 시장이 요구하는 처리량과 지연 시간을 충족할 수 있는 체인은 하나도 없었다.
이제 온체인 무기한 선물 거래로 두각을 나타내고, 월가 기관들의 관심을 받고, 전통 금융 인프라에 접속을 시도하는 등 하이퍼리퀴드는 한 걸음씩 암호화폐 네이티브 시장의 경계를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거래 플랫폼에서 진정한 금융 인프라로 나아가려면, 월가에 들어가는 것은 그저 시작일 뿐일 수 있다.


